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캄보디아 고위직 며느리가 쓰는 ‘락앤락’…국민 99%가 쓰는 대중브랜드 되겠다
남승룡 락앤락 캄보디아법인장
“캄보디아에서 ‘락앤락’은 1%가 선택한 프리미엄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제는 대중을 공략할 차례입니다. 2014년 락앤락은 캄보디아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질 것입니다.”

최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만난 남승룡〈사진〉 락앤락 캄보디아법인장은 “캄보디아 시장에서의 테스트는 끝났다”고 단언했다. 2009년 법인을 설립한 지 약 4년 만에 캄보디아 상류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락앤락을 이제는 본격적인 대중 브랜드로 발돋움시키겠다는 것이다.

남 법인장은 “캄보디아의 인구가 1500만명인데, 그중 프놈펜에 거주하는 상류층 30만명 정도가 락앤락 직영점의 주요 고객층”이라며 “이제는 캄보디아 유통 구조의 99%를 차지하는 전통시장에 진출해 대중을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캄보디아 상류층 사이에서 락앤락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프놈펜 중심가 모니봉에 위치한 락앤락 캄보디아 직영점에는 캄보디아 고위직의 며느리가 경호원을 대동하고 나타나 직접 물건을 사갈 정도다. 벤츠나 랜드크루저 같은 최고급 차량을 타고 매장에 나타나는 이들 상류층은 한 번 방문할 때마다 평균 2000~3000달러어치(약 300만원 상당)의 물건을 산다. 1%의 시장이지만 얕잡아볼 수 없는 수준이다.

남 법인장은 “락앤락이 보유한 여러 상품군 중 유리용기나 플랫웨어 제품을 상류층이 파티용ㆍ선물용으로 많이 사간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남은 99%다. 락앤락이 워낙 고급ㆍ고가 브랜드로 인식되다 보니 캄보디아의 일반인들은 직영점에 발을 들여놓는 것조차 겁을 낸다. 남 법인장은 지역 도매상과 할인점에서 해답을 찾았다. 법인장의 직책에 연연하지 않고 직접 자동차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플라스틱 물병이나 냄비ㆍ프라이팬 등을 싣고 다니며 제품을 홍보했다.

그 결과, 직영점에서는 1년에 200여개 정도이던 물병의 판매량이 2000여개로 열 배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지역 할인점과의 행사를 통해 한 달 만에 4000여개의 물병을 팔았다. 최상류층의 마음을 유리용기 및 고급 주방용품으로 훔쳤다면, 다소 저렴한 플라스틱 제품군으로 대중을 유혹하기 시작한 것이다.

남 법인장은 이런 투트랙 전략이 필요한 이유로 ‘캄보디아 시장의 빠른 변화’를 꼽았다.

그는 “최근 일본 AEON그룹이 프놈펜에 8000㎡ 규모의 대규모 쇼핑몰을 건설을 시작했고 말레이시아 팍슨백화점이 2곳의 지점을 내기로 하는 등 캄보디아가 ‘포스트 베트남’으로 떠오르면서 외국 자본이 활발히 들어오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소비 시장이 활성화되기 전에 먼저 영토를 확보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락앤락은 2014년부터 캄보디아 전통시장에 서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안테나숍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동시다발적으로 구사할 계획이다. 직영점이 고급 브랜드를 전담한다면, 일반인들이 많이 몰리는 전통시장을 통해 대중적인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캄보디아에 일고 있는 건설 붐으로 이사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수납장 등의 제품 유통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남 법인장은 “캄보디아에서 락앤락의 매출은 매년 40~50%씩 고공 성장하고 있다”며 “과거 우리나라가 1960~70년대에 급속성장을 했듯, 캄보디아 시장도 빠르게 변모하고 있기에 미리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생활용품 브랜드의 위상을 굳혀놓을 것”이라고 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