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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깨 힘들어가는 강남권 재건축조합…왜?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서울 강남권 재건축 분양이 연달아 성공하면서 재건축 조합들의 힘도 서서히 살아나는 모양새다. 특히 사업성이 좋은 곳의 조합은 결속력이 높아 ‘비대위(반대파)’의 활동이 현저히 줄어드는 반면 조합장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조합의 파워는 급속히 커지고 있다. 시공사 위주였던 힘의 균형에도 서서히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부진한 주택매매 시장의 흐름을 고려한 신중론도 만만찮다.

22일 견본주택을 열고 515가구를 일반분양하는 서울 서초구 신반포 1차 재건축 단지는 조합장이 최근 조합원 710여명을 직접 설득해 분양가를 당초보다 상향조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형기 신반포 1차 재건축조합장은 “가구별 실거주 면적이 인근 단지대비 14%가량 넓고 입지적 장점에 한강조망권까지 갖춘 초고층 단지라 사업성이 남다르다”며 “조합원 의견수렴 결과 평균 분양가를 3.3㎡당 800만원가량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반포1차 재건축조합이 예상한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4000만원 선이다. 조합측은 조합원 분양가의 경우 일반분양가대비 15~20%가량 낮은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재건축 조합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반면 이 아파트의 비상대책위원회 활동은 조용하다. 재건축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띄자 비대위에 동참했던 재건축 반대파들이 대거 찬성파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한 조합장은 “최근 관리처분 총회 당시 조합원 97%가 출석했고 반대자는 5명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 단지 시공사는 21일께 분양가를 확정짓는다는 방침이다.

지난 3일 조합창립총회를 열고 조합설립 승인을 기다리는 송파구 잠실 5단지도 반대파 후보없이 현 조합장이 단독출마해 95%이상의 지지율을 받으며 새로운 재건축조합장으로 뽑혔다. 조합 관계자는 “잠실 5단지는 사업성이 좋은 만큼 조합설립 승인이 확정되면 재건축사업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 확실하다”며 “조합이 시공사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근 공인중개소들은 잠실 5단지의 무상지분율을 174%선으로 예상했다. 보유한 지분이 75.9㎡라면 132㎡규모의 대형 아파트를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실제 5단지 전용면적 112.2㎡형 아파트 매매가격은 7월이후 10억원선을 꾸준히 유지하며 10월에 9건, 11월엔 4건이나 계약됐다.


단독주택을 재건축하는 서초구 방배 5구역은 사업방식을 지분제로 책정하고 시공사 입찰 지침서를 작성중이다. 조합 관계자는 “무상지분율은 인접구역수준(135%)에 맞춰 결정할 것”이라며 “사업성이 좋으니 미분양 리스크를 시공사가 가져가는 지분제라도 (사업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배5구역 사업 수주에 나서는 SK건설 한 고위관계자는 “방배5구역 재건축 사업은 다른 곳에 비해 프리미엄이 큰 곳인 만큼 이에 걸맞은 단지조성을 위해 수요자 특성을 파악하며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성공적으로 일반분양을 마친 재건축 단지에서도 조합의 막강해진 파워가 감지됐다. 지난 7일 최고 58.6대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한 대치청실 조합장은 “강남구에서 유일하게 반대파가 없는 조합이었다”며 “사업 과정에서 시공사에 끌려다닌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재건축 시장이 전반적인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신중론도 팽팽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강남3구 재건축단지를 제외한 강북권 및 비도심권 재건축 아파트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재건축 사업을 맡고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도 (미분양 리스크가)상당히 조심스럽다”며 “강남권 일부 재건축 사업이 잘 된다고 다른 재건축 단지도 덩달아 샴페인을 터뜨릴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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