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변재곤의 스포츠오딧세이 - 홍명보호(號)는 성장(成長) 중
2014 브라질월드컵 지역예선은 마지막 순간까지 애를 태웠다. 생각만큼 경기력이 올라오지 못했고 팀원 간의 조화도 쉽지 않았다. 근심과 우려의 분위기는 충성도 높은 팬들마저 축구장 밖으로 밀어내는 결과를 초래했다. 처음부터 무관심했던 팬들은 더더욱 몰이해와 비판의 날을 세웠다. 문제는 소통부재였다.

흩어진 결속을 봉합하고, 화려함 속에 일치를 이뤄 하나의 팀으로 거듭날 반전이 절실했다. 새로운 수장의 선정이 부각됐으며 결국 홍명보 감독이 맡게 됐다. 그의 입장에선 한 박자 빠른 시점의 선택이었기에 고뇌가 깊었을 것이다.

취임일성으로 “One Team, One Spirit, One Goal(하나의 팀, 하나의 정신, 하나의 목표)”를 강조했다. 그간 국내파와 해외파의 불안한 동거의 원인은 각자 입장에서만 바라보는 상대적 빈곤감에서 비롯됐다.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처방책은 한마디로 ‘공평함’이었다. 차별 없이 서로 똑같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말이다. 


이어 7월에 치러진 동아시안 컵 대회는 기대에 못 미쳤다. 호주, 중국과 비기고 일본에게는 패하고 말았다. 한국축구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골 결정력 부족현상이 어김없이 표출됐다. 숙제를 풀 열쇠가 필요했다. 지목된 당사자는 박주영이었다. 최종 답변은 “몸 상태가 현재 완전하지 않기에 당장 도움이 안 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그의 말에서 짐작되는 내용이 있다. 대표팀 내에서 실제 선의의 경쟁이 여과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된다.

인간에게 목표의식은 살면서 꺼지지 않는 등대의 불빛과 같다. 선수 각자에게 월드컵 무대를 밟는 것은 오랜 꿈의 실현이지 않겠는가. 그들의 고민과 진화의 흔적은 근 7개월간의 준비 끝에 성사된 브라질전에서 확인하게 됐다.

임전무퇴의 정신이 빛났다. 결코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이기기에 앞서 최대한 자신의 기량을 운동장에서 펼치는 것에 집중했다. 강팀과 대결해야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논리가 여실히 입증된 경기였다. 냉담 중이던 팬들을 다시 경기장으로 결집시키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일부 관중석에서 브라질 팀에 대한 우리 팀의 태클에 대해 장탄식을 연발하는 모습은 지나친 배려로 비춰졌다. 지극히 정상적인 경기의 일환이며 축구전술 중 하나일 뿐이다.

스위스 경기에서 김신욱은 누구보다 먼저 그라운드에 나와 잔디를 밟으며 깊은 상념에 잠겨 있었다. 빈 관중석을 바라보고 양쪽 골대를 응시하는 모습에서 그날 그의 절절함이 묻어났다. 이청용은 자신의 역전골이 터지자 후보 선수들에게 먼저 달려가 함께 기쁨을 나누는 조용한 리더십은 실천했다. 무슨 말이 이 대목에서 더 필요할까 싶다.

러시아 팀과의 원정경기는 체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 경기였다. 내년 초 북미 전지훈련 때 시급히 보안할 필요가 있겠다. 팬들과 대표 팀의 시계는 진중하게 본선 무대에 맞춰져야 됨을 명심하자. 현재까지 홍명보 호는 순항중이다.

칼럼니스트/aricom2@naver.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