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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안중근 의사가 범죄자라는 전범국 日本
일본 정부의 과거사 망언이 끝없다. 이번에는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물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로 지칭해 충격을 주고 있다. 망발의 장본인은 명색이 일본 정부의 입노릇을 하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에게 안 의사 표지석 설치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밝힌 것을 트집삼은 모양이다.

문제의 스가 장관은 “이런 움직임은 한ㆍ일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특히 일본은 그동안 안중근에 대해 범죄자라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일본의 주장을 분명히 한국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일본 역사 교과서도 안 의사를 대한민국 독립운동가로 묘사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누가 뭐래도 일본은 전범국이다. 우리를 포함해 중국은 물론 동남아 일대를 침략해 수많은 국권과 국민을 유린한 사실은 살아있는 역사다. 전범국이, 그 침략전쟁을 주도한 자에 맞서 당당히 한 몸 기꺼이 바친 열사를 범죄자로 호칭할 자격은 그 어디에도 없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 대변인은 “안중근은 중국에서도 존경받는 항일의사”라며 표지석 설치를 순조롭게 추진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일본 내 뜻있는 지식인들도 과거사를 반성한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ㆍ발전시키고 반(反)아베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나섰다고 들린다. 매우 의미 있는 일들로 아베 정권과 극우세력이 각별히 새겨들을 대목이다.

때마침 19일 일본 침략으로 인한 3ㆍ1운동 희생자, 강제동원, 간토(關東) 대학살 등 우리의 희생자에 대한 명부가 국가기록원에 의해 공개됐다. 기존에 파악한 희생자 28만여명보다 최대 4만여명이 더 많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피해자의 신상은 물론 피살정황까지 소상하게 기록돼 있어 일제의 잔혹상을 들춰내기 위한 값진 사료로 평가된다. 배상문제도 새 변수가 될 것이 분명한 이상 적극적인 대처가 요망된다.

역사는 아무리 가리려고 해도 가려지지 않는다. 언젠가는 그 진실이 밝혀지게 돼 있다. 지금 국제사회에는 과거사 반성이 대세다. 독일이 30년 이상 대를 이어 과거사를 통렬하게 반성하고 있고, 영국은 과거 식민지였던 케냐에 국가 차원의 배상을 철저하게 실행하고 있다. 이탈리아도 식민지였던 리비아에 사죄하고 독립운동 영웅 자녀들 앞에 무릎까지 꿇으며 국가차원에서 50억달러 배상을 약속한 바 있다. 일본이 과거 망각에서 깨어나지 않는 한 양국 관계 정상화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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