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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데이터로 본 주택시장 전망?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가입자수는 올 9월말 기준 3662만명이라고 합니다. 국민 10명 중 7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가정에 설치되는 초고속 인터넷 컴퓨터 보급률은 90%를 넘은지 오래 됐구요. 신용카드는 1억2000만장 이상 발급돼 있고, 체크카드 발급 규모도 최근 1억장을 넘었다고 하네요.

이제 더 이상 우리는 궁금한 것을 참지 않습니다. 수시로 이것저것 검색해보는 습관이 생겼죠. 주말이면 무슨 영화를 볼지, 무엇을 하며 지낼지 검색합니다. 실제로 움직일 때는 수시로 카드를 들이댑니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건, 식당에서 밥을 먹건, 무엇을 사건 카드로 해결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쌓이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검색기록과 흔적들이 요즘 정보의 보고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하루에 수십억건의 기록이 축적되는 엄청난 정보, ‘빅데이터(big data)’라고 하죠. 빅데이터에는 늘 위치정보가 따라옵니다. 몇몇 기술이 더해지면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사용자 정보까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알 수 있는 것이 참 많습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검색과 결제 등을 통해 자신의 성향과 관심을 있는 그대로 드러냅니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수시로 표시하고 다니는 셈입니다.

미국에선 지난 대선 당시 페이스북의 ‘좋아요’ 분석을 통해 가입자가 공화당을 찍을지 민주당을 찍을지 86% 맞췄다고 하네요. 구글은 특정 지역의 감기 관련 검색어 증가 패턴을 통해 해당 지역 ‘감기 예보’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사설이 길었는데요. 부동산을 취재하다 보니 분양 시장을 예측하는 데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파트가 분양할 때 관심 있는 아파트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는 건 자연스러운 행위일 테니 말입니다. 관심이 많은 아파트는 검색도 많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 아파트일수록 청약 결과도 좋겠죠.

국내 인터넷 검색시장 점유율 72.8%인 네이버를 활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네이버는 ‘네이버 트렌드’라는 검색 통계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직접적으로 검색 숫자를 알려주진 않지만 흐름은 파악할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검색횟수를 주간으로 합산해 조회 기간 내 최대 검색량을 100으로 나타낸 비율을 보여주죠.

지난주부터 강남권 4개 주상복합 아파트가 비슷한 시기에 분양을 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단지를 비교해 보기로 했습니다. 15일 견본주택 문을 연 ’래미안 강동팰리스(이하 래미안)’,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이하 푸르지오)’, ’위례 아이파크2차(이하 아이파크)’와 20일부터 분양 전에 가세한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이하 힐스테이트)‘가 비교 대상입니다. 모두 국내 최고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로 유명하죠.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네이버 트렌드는 컴퓨터(PC)와 스마트폰(모바일) 검색을 나누어 공개합니다. 컴퓨터 검색어 순위는 지난 한 달간 지속적으로 아이파크가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10월28일 아이파크 검색 횟수는 37이었습니다. 그게 11월4일 44로 높아지더니 11월11일 마침내 100으로 최고점을 찍죠. 같은 기간 래미안과 푸르지오는 2위 경쟁을 합니다. 래미안 검색은 21에서 30으로, 다시 45까지 상승합니다. 이 기간 푸르지오는 18에서 25로 올랐다가 결국 57까지 뛰면서 래미안을 앞서나가죠.

모바일 검색 결과는 조금 다릅니다. 푸르지오가 가장 많이 검색됐습니다. 10월28일 37을 기록하더니 11월4일 46으로 높아졌고, 11월11일 100을 찍습니다. 모바일 검색에서는 래미안과 아이파크가 2위 경쟁을 합니다. 아이파크는 10월28일 26이었으나 11월11일 94까지 상승합니다. 래미안은 이기간 처음엔 33으로 아이파크를 앞섰지만 52까지 높아지는데 그쳐 3위로 밀립니다.

결국 컴퓨터와 모바일을 종합해 가장 많이 검색된 건 ‘위례 아이파크2차’란 걸 알수 있습니다. 컴퓨터 검색으로 압도적인 1위를 했고 모바일 검색으로도 94로 100인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와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종합 2위는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고 3위가 래미안 강동팰리스입니다.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는 검색 비중이 가장 낮은데 청약 일정이 다른 단지와 비교해 일주일 늦은 것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특정한 분양 단지의 검색어는 청약일정에서 멀어질 수록에 줄어든다고 합니다. 따라서 청약일정이 늦은 힐스테이트를 다른 곳과 단순 비교해서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건 좀 일러 보입니다. 


청약결과는 어땠을까요? 빅데이터 분석이 그대로 맞아 떨어지는 듯합니다. 21일 1순위 청약접수를 한 아이파크 청약접수에는 464가구 모집에 8790명이나 청약했습니다. 1순위에만 평균 18.9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해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전날 먼저 1순위 청약접수를 끝낸 푸르지오에도 사람이 많이 몰렸지만 아이파크보다는 좀 적었습니다. 855가구 모집에 6250명이 몰려 평균 7.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죠.

그렇다면 22일 예정된 래미안의 청약 결과는 어떨까요. 아무래도 두 단지보다는 낮을 가능성이 큽니다. 검색어 기준으로만 따지면 두 단지의 절반 수준으로 검색됐습니다. 사람들이 두 단지의 절반 정도 수준만 관심을 나타냈다는 의미인데 과연 청약자도 두 단지의 절반 정도 수준으로 몰릴까요? 앞서 청약을 끝낸 두 단지 청약 성적이 워낙 뛰어나 그 비율만큼 청약자가 와도 1순위 청약에는 문제가 없겠습니다. 한번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위례 송파 아이파크의 향후 검색 흐름도 얼마나 치고 올라올지 관심 있게 보면 좋을 듯합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빅데이터는 활용가치가 무궁무진해 보입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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