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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달새 전세 · 매매 늘었다고?
정부통계 체감지수와 온도차 커
시장현실 반영 미비 지적 잇달아


주택 전세 및 매매거래량 등 정부 주택관련 통계가 소비자들이 경험하는 주택시장 체감지수와 뚜렷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통계가 주택시장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국토부는 10월 전국 전세거래량(월세 제외)이 7만2196건으로 9월대비 27.5% 늘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주 단위로 집계되는 KB국민은행 전국전세수급지수는 9월 평균 188.8에서 10월 186.8로 2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숫자가 100보다 클 수록 주택공급이 부족상태를 뜻하는 전세수급지수는 전세수요에 비해 공급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일선 공인중개사를 통해 매주 갱신한 지표다. 결국 국토부와 KB국민은행 통계를 종합해보면 한 달간 전세 거래가 30%가까이 늘었지만, 공급부족이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팀 전문위원은 “세입자는 보통 이사 직후에 확정일자를 잡으므로 실제 거래(계약)는 (확정일자 시기의) 30∼45일 전 이뤄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9월과 10월 집계된 전세 거래량은 대부분 8∼9월 계약분이라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당시 체감지수는 어땠을까. 8월 전국 평균 전세수급지수는 187.4였다. 9월 지수는 이보다 1.4포인트 높았다.

결국 정부가 파악한 계약물량은 한달 새 크게 늘었는데 시장은 공급이 줄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8∼9월은 올해 전세난이 최악으로 치닫던 때였다.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전세 재계약 비중이 커진 게 이같은 착시현상의 한 이유라고 봤다. 세입자 대부분이 전세금을 조정해 계약을 연장하고 ‘눌러 앉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보증금 보장을 위해 확정일자를 갱신한다. 그러나 확정일자 건수가 늘었어도 신규계약이 아니기에 실제 거래는 제자리걸음이었단 의미다.

박재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서울 강남구 지회장은 “지역내 중개사들은 전세시장에서 이같은 재계약 비중을 최소 30%, 많게는 50%가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주택매매 거래량도 시장체감지수와의 엇박자가 눈에 띈다. 국토부가 발표한 10월 주택거래량은 9만281건으로 9월(5만6733건)대비 59.1%늘었다. 하지만 이는 신고기준 거래량일 뿐이다. 통상 매매계약 후 신고까지는 30∼60일이 걸린다. 계약 후에도 매도-매수자간 조정이 불가피해서다. 결국 정부가 파악한 9∼10월 주택거래는 길게는 7월 초부터 9월 말까지 계약된 물량이 대부분인 셈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거래 통계의 문제엔 어느 정도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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