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규제없는 자본주의는 독재”…교황, 금융시장 향해 일침
교황 저술 ‘복음의 기쁨’ 발간
“불평등 해소가 시대적 과제”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가난과 불평등이 만연한 현실을 개탄하며 규제 없는 자본주의를 ‘새로운 독재’라고 비판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아무런 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금융시장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3월 즉위 이래 연설한 내용을 토대로 직접 저술한 224쪽 분량의 저서 ‘복음의 기쁨’을 발간하고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을 밝혔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교황청의 공식 강령이라고 할 수 있는 첫 교황권고 문서를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불평등 해소가 시대적 과제라고 천명하고 전 세계 지도자들의 해결 노력을 촉구했다.

그는 “불평등은 사회악의 근원”이며 “불평등의 구조적 원인을 차단하고 투기행위를 근절하는 등의 노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세계의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폭력과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불공평한 부의 분배 문제 해결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지적한 것이다.

또 “‘살인하지 마라’는 십계명을 현시대에 맞게 다시 고쳐 말하면 경제는 사람들을 불평등하게 하거나 소외시켜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며 “집 없는 노인이 길에서 죽는 것은 기사가 안 되고, 주식시장에서 지수가 2포인트 떨어지는 것은 기사가 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본주의와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완전한 자유방임 시장과 투기로 인해 불평등이 발생한다”며 “(자본주의가) 공공선을 위해 시장을 감시하고 통제해야 하는 국가의 권리를 묵살하는 ‘새로운 독재’로 탄생했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자유시장 실패로 인한 불평등, 부패, 탈세 등의 부작용을 없애는 책임을 져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돈은 (사람에게)봉사해야지 지배해서는 안 된다”고 전제하며 “현재 금융위기는 인간이 돈에 우선한다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금융 개혁을 위해서는 “투자자들의 지나친 탐욕을 억제하고 투기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지난 3월 남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시절부터 자본주의 체제를 비판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호소해왔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