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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인내심의 한계 허무는 일본의 망언망동
인내심의 한계 허무는 일본의 망언망동


우리를 향한 일본의 망발 퍼레이드가 결국 막장에 이르렀다. 극우를 표방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최근 “협상조차 할 수 없는 어리석은 나라”라며 우리나라를 비하하더니 이번에는 일본 유력 주간지가 국가원수에 대해 대놓고 막말 표현을 썼다.

슈칸분슌(週刊文春)이라는 잡지는 최신호를 통해 ‘박근혜의 아줌마 외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 대통령을 ‘금주의 바보’ ‘악담을 퍼뜨리는 아줌마’로 묘사하고 “취임 직후부터 다케시마(竹島ㆍ독도의 일본식 명칭) 문제와 군 위안부 문제로 소동을 피우고 있다”고 깐죽댔다. 또 “역대 한국 대통령은 지지율이 떨어지면 반일 카드를 사용했지만, 박 대통령은 처음부터 반일 카드를 써버렸다”며 “자신이 믿고 있는 정의를 일방적으로 내뱉어 버린다면 어린아이와 다름없다”고 힐난까지 했다.

더 나아가 “박 대통령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은 경험이 적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역시 ‘사랑’이 필요하다”며 “성인 남자친구가 지금 필요한 시점”이라며 차마 입에 담기 힘든 극단적 망언을 자행하기도 했다. 난잡한 표현의 자유까지 보장하는 섬나라 골목문화의 일단이라면 십분 이해하고 백보천보 양보한다 쳐도 이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망동으로밖에 달리 볼 수 없다.

이 잡지는 얼마 전 ‘한국의 급소를 찌른다’는 표지 기사에서 박 대통령의 잇따른 과거사 사죄 요구에 대해 일본 정부와 외무성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을 게재한 바 있다. 아베 총리가 한국을 비하하며 동시에 일본의 지원이 없으면 삼성도 하루 만에망한다는 발언을 기사화해 파문을 낳기도 했다. 이 잡지만이 아니다. ‘주간 포스트’는 일본 자위대의 협력이 없으면 북한의 포격으로 서울이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긴 나라 ‘윗물’이 럭비공 튀듯 좌충우돌하고, 극우 ‘먹물’들이 줄지어 따르며 외교적 품위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결례를 범하니 아랫물이 맑을 리 없다. 멀쩡하게 맑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것 아닌가.

물론 일본 대다수 국민의 뜻이 이러하진 않을 것이다. 전범국가 후예답게 반성의 길을 걷는 합리적인 이들도 적지 않다. 더구나 이런 부류의 언론이 일본의 사회문화를 대변한다고 보진 않는다. 다만, 보다 분명한 것은 최근 들어 일본의 국가적 정서가 매우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20년 이상 지속된 저성장의 후유증쯤으로 보기에는 그 상태나 정도가 워낙 종합적이고 또 심각하다는 진단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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