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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추석상 망친 中 식탐
피칸 수확량 급감 · 中 싹쓸이 여파
추수감사절 대표 ‘피칸파이’ 실종
美 상차림 비용 2010년이후 최저


올해 미국인들의 추수감사절 저녁 상차림은 그 어느 해보다 초라해졌다.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식탁에 빠지지 않던 ‘피칸(미국산 견과류의 일종) 파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의 온기가 아직 서민들에까지 퍼지지 않은 탓에 물가를 감안한 올해 추수감사절 상차림 비용도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타임스는 피칸 1파운드(약 450g)의 소매가가 15.99달러(약 1만 7000원)로 치솟아 추수감사절에 미국인들이 피칸파이를 만들기 어려워졌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텍사스 등 미국 남부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피칸은 올해 폭우와 가뭄 등 기후 이변과 병충해로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35%나 줄었다.

그나마 남아 있는 피칸마저 중국인들이 싹쓸이해 가 미국 내 공급 부족은 더 심해졌다. 중국인들은 2000년대부터 자국에 없는 피칸의 맛을 본 뒤 미국산 피칸을 모조리 사들이고 있다.

미국 농장에 시장 가격의 6배 이상을 지불하면서까지 피칸을 구매할 정도로 피칸 사랑이 대단하다.

중국에서 피칸은 간식과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크고 질이 좋은 미국산 피칸은 추수감사절에 앞서 이미 중국행 배에 올랐다.

미국 피칸 농장들은 약간의 수확량만 갖고도 기존 수입을 뛰어넘을 수 있어 반가운 일이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고민이 깊다. 제과점을 운영하는 스테이시 임즈는 “피칸 값이 폭등한다고 해서 고객들에게 그 가격을 모두 전가할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우울한 추수감사절 소식은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미국 추수감사절 저녁상차림에 드는 비용이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미국농업인연맹(AFBF)은 올해 추수감사절 저녁 상차림 비용이 49달러 4센트(약 5만 2000원)로, 지난해보다 1%(44센트)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인상률을 감안하면, 이는 AFBF가 추수감사절 상차림 비용 조사를 시작한 1986년보다도 낮은 금액이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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