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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3번째 그랜드슬램’ 2017 FIFA U-20 대회 유치 의미는?
한국 축구가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대회를 유치하며 세계에서 3번째로 FIFA 주관 대회를 모두 개최하는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FIFA는 5일(현지시간) 브라질 바이아주 코스타 도 사우이페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한국을 2017년 U-20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경쟁국 아제르바이잔을 제치고 개최권을 따낸 한국은 이로써 월드컵(2002년)과 컨페더레이션스컵(2001년), 17세 이하 월드컵(2007년)에 이어 FIFA의 4대 국제 대회를 모두 열게 됐다. ‘축구 그랜드슬램’은 멕시코, 일본에 이어 한국이 3번째다.

FIFA 주관 대회 가운데 월드컵 다음으로 큰 이 대회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1979년 일본 대회에서 골든볼을 수상하고 리오넬 메시(이상 아르헨티나)가 2005년 네덜란드 대회에서 MVP에 오르는 등 스타 등용문으로도 유명하다. 한국 팬들에겐 ‘4강신화’ ‘붉은악마’의 탄생으로 잘 알려진 1983년 ‘박종환 호’의 쾌거로 기억되는 대회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지난 1월 국제 무대에서 약해진 한국 축구 위상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임 일성과 함께 ‘FIFA 주최 대회 유치’와 ‘한국 축구 외교력 회복’을 과제로 내걸었다. 이 가운데 첫번째 약속을 지키면서 한국 축구 산업과 외교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발판을 놓았다.


특히 ‘현대가’는 세번째 스포츠 빅이벤트를 유치하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88서울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1981년 ‘바덴바덴의 기적’을 이뤄냈고 정 회장의 아들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유치를 이끌었다. 이번엔 정몽준 명예회장의 사촌동생인 정몽규 회장이 직접 유치신청서를 제출하고 제프 블라터 FIFA 회장과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을 수차례 만나는 등 ‘발로 뛰는 유치전’을 펼치며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정몽규 회장은 “2002년 월드컵은 일본과 함께 공동 개최를 했지만 그 다음으로 큰 대회인 20세 이하는 우리가 단독으로 개최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2002년 대회 이후 국제 축구계에서 한국 축구 외교력의 약화를 우려하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번 대회 유치를 계기로 그런 부분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는 사실상 처음으로 국가지원금 없이 기존에 있던 경기장을 재활용하는 ‘경제적인 대회’로 의미가 크다. 그동안 무분별한 지자체의 국제대회 유치에 제동을 걸었던 문체부도 FIFA U-20 대회가 ‘저비용-고효율’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유치를 승인했다. 250억원이 소요될 대회 비용은 FIFA 지원금(35억원), 축구협회 자체 재원(100억원), 입장권 수익(50억원), 지자체 유치금(18억원), 마케팅 수익(30억원), 기타수익(17억원)으로 충당한다. 개최도시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경기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지어진 축구 전용구장을 활용한다. 체육과학연구원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작성한 개최 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통해 605억7000만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89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 3937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예상했다. 내년 중으로 서울, 대전, 수원, 울산, 인천, 전주, 제주, 천안, 포항 등 9개 후보 도시 실사를 통해 내년 말 6~8개 개최 도시를 확정한 뒤 2015년 말 조직위를 꾸리고 본격적인 개최 준비에 돌입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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