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손(AWE-SON)’

‘손세이셔널’ 손흥민(21ㆍ레버쿠젠)의 발 끝에서 강호 ‘도르트문트’는 덜미를 잡혔다.

손흥민은 8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13-2014 분데스리가 1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18분 ‘귀한 결승골’을 터뜨렸다. 1-0 ‘값진 승리’였다.

이날 경기의 결승골은 손흥민에겐 2경기 연속골이자 올시즌 첫 원정골로 기록,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에서 터뜨린 2골을 더해 올 시즌 득점수를 9골로 늘리게 됐다. 정규리그 7호골 행진으로 손흥민은 슈테판 키슬링(9골)에 이어 동료 시드니 샘과 함께 레버쿠젠내 득점 공동 2위에 올라있다.

손흥민의 활약은 대단했다. 이날 손흥민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전반 18분 ‘도르트문트 킬러’ 본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도르트문트의 중앙 수비스 마누엘 프리드리히가 수비 진영에서 미드필더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에게 내준 볼을 레버쿠젠의 엠레 칸이 가로챘고, 곤잘로 카스트로를 거쳐 손흥민의 발 끝에 볼이 닿게 됐다. 골키퍼와의 1대1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은 손흥민은 도르트문트의 골문을 가르며 정규리그 7호골을 꽂아넣었다. 도르트문트와의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레버쿠젠엔 소중한 결승골이었다.

분데리스가 4년차에 접어든 손흥민은 최근 정규리그 4경기에서 6골을 몰아치며 골잡이 본능으로 매경기 상대팀을 압도하고 있다.

사실 ‘침묵의 시간’도 있었다. 지난 8월 프라이부르크와의 개막전에서 레버쿠젠 정규리그 데뷔골을 넣은 이후엔 한동안 골 소식이 없었다. 9월 28일이 돼서야 하노버전을 통해 1골을 더했을 뿐이다.

하지만 길지 않은 침묵이었다. 지난달 9일 ‘친정팀’ 함부르크와의 경기를 계기로 손흥민의 골 감각은 살아나기 시작했다. 당시 손흥민은 3골 1도움을 몰아치며,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유럽 빅리그 해트트릭까지 기록했다. 이후 헤르타 베를린전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한 손흥민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최근 2경기에서 3골을 올리며 절정의 골 본능을 살려내고 있다.

현지 언론과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호평의 연속’이다.

독일 일간지 빌트는 이날 손흥민에게 가장 높은 평점 1을 부여했다. 1부터 5 사이의 점수를 통해 선수들의 평점을 매기는데, 숫자가 낮을수록 좋은 활약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레버쿠젠 선수 중엔 손흥민과 함께 수비수 외메르 토프락이 손흥민과 함께 최고점을 받았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도 손흥민에게 팀에서 세 번째로 높은 8.2점을 매겼다. 손흥민보다 평점이 높은 선수는 미드필더 지몬 롤페스(9.1점)와 수비수 엠레 칸(8.5점) 뿐이다.

분데스리가는 홈페이지에는 손흥민의 활약을 극찬하며 ‘어섬(awesome)’과 손흥민의 합성어인 ‘AWE-SON’이라는 표현을 써 눈길을 끌었다.

현재 레버쿠젠은 손흥민의 결승골로 정규리그 4연승을 달리며 도르트문트(승점31·10승1무4패)의 추격을 따돌리고 12승1무2패(승점37)로 2위 자리를 지키며 선구 바이에른 뮌헨(승점 41점)을 뒤쫓고 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또 터졌다!’ 레버쿠젠 손흥민이 8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2013-2014 분데스리가 1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18분 귀한 결승골을 터뜨린 뒤 시원한 웃음으로 경기장을 질주하고 있다. [도르트문트(독일)=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