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은 ‘금빛의 연속’이다. ‘빙속 여제’ 이상화에 이어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간판 모태범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태범(24ㆍ대한항공)은 8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4차 대회 남자 1000ｍ 디비전A(1부리그)에서 1분09초50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모태범의 뒤를 이어 미첼 물더(네덜란드)가 1분09초52로 2위에 올랐고, 샤니 데이비스(미국)가 1분09초59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모태범의 활약으로 소치 올림픽을 향한 한국 선수들의 1000m 정복엔 ‘청신호’가 켜졌다.

시즌 초반 페이스 부진을 이겨낸 모태범은 앞서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500ｍ 금메달과 1000ｍ 은메달을 목에 건 이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1000ｍ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올 시즌 1000m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이날 경기로 인해 한국 선수 사상 첫 올림픽 1000m 금메달 도전을 향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모태범은 전날 진행된 남자 500ｍ 디비전A 1차 레이스에선 34초89의 기록으로 미첼 물더(네덜란드·34초80)에 이어 2위에 올랐다. 500m에선 올 시즌 네 번째 금메달 수확이다.

같은 날 이어진 남자 팀추월에서도 이승훈(25·대한항공)이 주축이 된 대표팀은 3분41초92의 기록으로 네덜란드(3분41초46)에 이어 준우승에 올랐다. 앞서 1∼2차 월드컵에서 3위에 지켰던 대표팀의 시즌 첫 은메달 수확이다.

‘빙속 여제’ 이상화(24ㆍ서울시청)는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 500m에서 7연속 금메달 행진을 이었다.

이상화는 7일 진행된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500ｍ 디비전A(1부리그) 1차 레이스에서 37초36 만에 결승전에 들어왔다. 2위에 오른 올가 파트쿨리나(러시아·37초71)와는 0.35초 차이다. 3위에는 왕베이싱(중국·37초79)이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의 우승으로 이상화는 다시 한 번 ‘빙속여제’의 위상을 굳건히 했다.

캐나다 캘거리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1ㆍ2차 대회에서 4차례 레이스를 통해 금메달을 가져갔을 뿐아니라 캘거리 대회 2차 레이스(36초74),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1차(36초57)ㆍ2차 레이스(36초36)에서는 세계 신기록을 내리 갈아치우기도 했다.

지난달 29∼30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3차 대회에서의 금메달도 이상화의 차지였다.

이날 1차 레이스에서 금메달 행진을 이어간 이상화는 8일 8번째 레이스에는 불참했다. 경쟁자들은 이미 따돌렸고, 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고도 남을 포인트를 얻은 만큼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휴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여제의 빈자리는 37초 92의 기록을 세운 러시아의 올가 파트쿨리나가 채웠고, 그 뒤는 왕베이싱(중국·37초96)이 이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