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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100세를 앞둔 문학의 거장 그르니에가 본 인생은?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알베르 카뮈와 동시대인이면서 현역 작가로서 긴 연대기를 써내려가고 있는 프랑스 현대문학의 산 증인 로제 그르니에(94)의 2012년 신작 ‘짧은 이야기 긴 사연’(문학동네)은 13편의 이야기 속에 다양한 인물을 등장시켜 인생행로를 그려낸다.

아는 사람이라곤 없는 발령지에서 어렵게 사귄 친구의 아내와 부정을 저지르고 결국 외톨이가 되는 기상학자, 인생의 황혼기에 이르러 지나온 삶을 반성하며 스스로 사형선고를 내리지만 그마저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노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소설 광고판을 등에 지고 하루종일 도시의 거리를 돌아다니는 시인 샌드위치맨, 유년시절 처음 만나 인생의 저물녘까지 삶의 행로가 마주치고 갈라지기를 반복하는 두 남녀 등 인생의 파노라마가 애잔하게 흘러간다. 이야기 속 인물들은 다르지만 조금씩 닮아있다. 모자란 듯 외로운 인물들이다. 닥친 당황스러운 현실에 소란을 피우지도, 눈물을 흘리지도 않으며 그저 상황이 이끄는대로 나아간다. 그르니에는 요란스럽지 않은 평범한 인물들을 통해 단순하면서 분명한 삶의 모습을 투명하게 그려낸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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