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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함영훈> 김광석이 되살아난 이유
[함영훈 라이프스타일 부장] ‘또해’ 김광석이 사망한지 6일로 꼭 18년째이다. 요즘 그가 살아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김광석은 최근 모창 경연 방송프로그램에서 살아있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더니 연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에게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공연을 하도 많이 해서 “또해?” 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가 살아 생전 서 보지도 못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다. 아이돌과 배우 등이 김광석 노래를 배경으로 이 곳에서 펼치는 뮤지컬 ‘디셈버’ 1월분 2만석은 발매 10분만에 매진됐다고 한다.

‘디셈버’ 열풍 때문인지 세종문화회관이 대중스타들의 사랑방 같다는 착각 마저 든다. ‘고급문화의 메카’를 표방하며 출발한 세종문화회관이 이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문화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기에, 김광석이 되살아온 듯한 느낌은 강하다.


대중문화의 세종 입성은 이제 특이한 일도 아니다. 지난달 31일 제야음악회에서는 중견,소장 가수가 섞여 오케스트라와 입을 맞췄고, 최근에는 대학가요제 스타, ‘인디계의 아이돌’이 세종 무대에 서기도 했다.

오는 8일 저녁에 열리는 ‘신년음악회–낙천안토(樂天安土)’에는 통신CF로 유명해진 열일곱살 ‘국악 아이돌’과 한 방송사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록밴드가 ‘고급문화’ 예술인과 함께 무대에 선다.

올 봄에는 이미자와 이선희가 차례로 단독 공연을 갖고, 가을에는 시민이 공연을 만들어 직접 세종 무대에 오르는 시민예술제도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1989년 대중가수 패티김이 처음으로 세종에 진입하자 이에 반발해 회관 자문위원들이 사퇴했던 일, 1996년 미국 신인팝가수한테는 대극장을 내어주면서도 한국 대표 가수 신중현 김민기 양희은 김건모에게 대관을 불허했던 일에 비춰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대범하게 멍석을 깔아 클래식과 대중문화의 균형, 예술인과 시민 간의 소통을 도모하는 모습은 우리 문화를 풍요롭게 만들고 죽은 스타도 살아나게 하니, 참 좋다. 새해엔 음지는 없는지, 센세이션에 치우친 건 아닌지 살핀다면 금상첨화이겠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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