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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 키케로 노트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로마 최고의 웅변가이자 정치가로 집정관을 역임한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집정관 선거전 뒤엔 그의 동생인 퀸투스 툴리우스 키케로의 선거 전략이 있었다. ‘키케로 노트(수린재)’는 BC 64년 마르쿠스가 집정관 선거에 출마했을 때 펼친 퀸투스의 선거 전략을 정리한 책이다.

퀸투스의 전략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면서도 직설적이다. 이 책엔 △모든 이에게 모든 약속을 다하라 △지지기반을 넓혀라 △경쟁자의 약점을 유권자에게 상기시켜라 △주위를 열렬한 지지자로 채워라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어라 △대중에게 아첨하라 등 지금의 정치인이나 홍보 담당자들도 수정 없이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문구들로 가득하다. 2000년 전의 전략임에도 불구하고 그 감각이 생생하고 예리하다. 지난 2012년 미국 대선 당시 오마바 진영이 이 책을 수백 권을 구입해 선거참모들이 정독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당신의 가족들과, 당신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소홀히 대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 모두가 당신의 버팀목이며 당신이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유념하십시오. 그들 중에는 바로 당신의 친족들, 이웃들, 의뢰인들, 전에 당신의 노예였던 사람들, 심지어 지금의 하인들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중에게 퍼지는 악의적인 소문의 대부분은 거의 모두 이 가족들과 친구들로부터 시작됩니다.”(24쪽)

“다양한 계층 중에서도 뛰어난 평판을 듣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설사 그들이 실제로는 당신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들과 당신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신에게는 무게감이 실리기 때문입니다. 집정관을 지낸 사람들과 호민관들을 포함한 전직 관료들을 당신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25쪽)

이 책은 사람들과 관계를 어떻게 맺을 것인가, 즉 어떻게 하면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얻어 지지를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을 압축하고 있다. 결코 고결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직설적인 조언과 유권자의 환심을 사는 책략 등을 읽다보면 오늘날의 정치 현실이 2000년 전 고대 로마와 비교해서 변한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라게 된다. 그 점에서 이 책은 후보자에게 선거 전략을 말해주는 책인 동시에 유권자에게 리더를 선택하는 눈을 뜨게 해주는 책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타임스는 “후보자나 유권자, 선거를 지켜보는 우리 모두 숨을 깊이 들이쉰 후 이 책을 펼쳐야 한다”며 “우리들이 리더를 뽑는 행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하고, 마키아벨리의 흔적이 느껴진다. 선거에 나가는 사람은 이 책을 책상 위에 두고 밑줄을 쳐놓아야 한다”고 이 책을 추천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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