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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권오준號 포스코’, 기술 · 전략 시너지 기대
포스코의 새 수장으로 권오준 기술부문 사장이 선택됐다. 큰 잡음 없이 2000년 민영화 이후 이어 온 ‘CEO 내부 승진’의 전통을 지켜 경영의 일관성을 유지하게 됐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할 일이다. 일반의 예상을 깨고 ‘정통 기술인’이 선임되었다는 점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아직 시장에서는 ‘권오준의 포스코’에 대해 기대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자타가 공인하는 철강기술 전문가이긴 하지만 기획이나 마케팅, 재무 등 자산순위 6위(공기업 제외) 그룹의 총수에 걸맞은 경영 관련 경험이 너무 일천한 탓이다.

그러나 그는 포스코의 글로벌 기술경쟁력 확보에 중추적 역할을 해 오면서 유럽사무소장 근무 등을 통해 경영 현장도 경험했다. 해외 네트워크도 꾸준히 다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선 이사회 의장이 “장기적 성장엔진 육성 등 포스코그룹의 경영쇄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천거 이유를 밝힌 것도 그런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정준양 현 회장이나 이구택 전 회장 등 전임자들도 모두 서울대 금속학과 출신의 기술인이었다. 이들보다 훨씬 기술 쪽에 더 치우친 것이 약점일 수도 있지만, 이런 ‘기술 외길’ 경력이 오히려 때 묻지 않은 투명한 경영을 펼칠 기반이 될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12년부터 성장이 현격하게 꺾이고 있다. 매출과 수익성 모두 감소세다. M&A로 불린 덩치는 되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기술은 정체되고 경영은 답보 상태다. 포스코가 처한 경영위기의 요인들을 원점에서 다시 꼼꼼히 점검하고, 기술과 전략이 버무려진 ‘긴 호흡의 해결책’을 찾는 게 그의 최우선 과제다. 다행히 아직은 선임과정에서 외압설이나 그의 정치적 편향 등에 관한 언급은 없다. 이것이 어쩌면 그의 최대 무기가 될 수 있다. 그가 ‘권오준만의 포스코’를 만들 수 있도록, 정치력보다는 경영능력으로 포스코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도록 모두가 지켜보고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그룹을 다시 경쟁력 있게 탈바꿈시키려면 제조기술과 IT기술의 융합이 필수다. 그 역시 “기술로 세상을 점령하라”고 직원들과 후학들에게 강조해 왔다고 한다. 그 포부가 현실화돼 포스코가 철강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종합에너지 그룹으로 탈바꿈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인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때마침 포스코의 오랜 숙원사업이던 인도 제철소 건립에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 주었다는 낭보까지 전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고군분투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포스코가 힘을 더해 3각 편대를 이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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