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분위기는 지금과 많이 달랐습니다. 전국 집값이 0.05% 하락했죠. 수도권만 따지면 0.18%나 떨어졌습니다. 거래량도 적었습니다. 당시 주택 매매거래량은 2만7000건으로 전년 동월대비 5.7% 감소했습니다. 수도권은 8500여건 거래돼 전년 동월대비 11.4% 줄었습니다.
당시엔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주택시장에서는 침체의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락세는 그해 9월까지 이어졌죠.
그런데 올 1월은 분위기가 확실히 다릅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월7~13일 전국 아파트값은 0.09% 올랐습니다. 전주와 같은 상승폭입니다. 지난해 9월 상승세로 돌아선 후 겨울 비수기를 지나고 있지만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간기준으로 20주 연속 상승입니다.
거래량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1월 16일까지 모두 2376건의 거래신고가 있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1월(1134건) 한달간 거래량 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입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이후 전국 아파트 월간 거래량은 8만가구대로 뛰어 오르더니 12월(9만9060건) 10만가구에 육박했습니다.
기대 섞인 시장 전망도 많아졌습니다. 부동산 포털 닥터아파트가 전국 부동산 중개업소 416곳을 대상으로 1월 주택시장지수를 조사한 결과 매수세, 거래량, 매물량, 가격 등이 모두 회복될 것이라는 응답이 크게 늘었다네요. 특히 가격전망지수는 122.6을 기록해 전월(108.3) 대비 14.3포인트나 상승했습니다. 이는 2011년 3월(128.4) 이후 34개월 만에 최고치라고 합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주택시장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많을수록 상승합니다.
부동산114와 한국갤럽이 국내 만 19세~79세 성인남녀 15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4년 부동산 경기 전망도 낙관적인 분위기가 배어 있습니다. 현 거주지역에 대한 향후 1년 동안의 부동산 경기 전망을 묻는 질문에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이 20.4%로 지난해 상반기 조사했을 때보다 1.2%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17.8%였고, ‘현 수준일 것’이라는 답변은 61.9%를 기록했습니다. 새 아파트에 청약하겠다는 사람도 늘었네요. 수도권의 경우 새 아파트에 대한 청약의사가 있다는 답변이 18.3%로 상반기 설문조사 때보다 5.4%포인트 많았다고 합니다.
집값 하락세가 끝났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토연구원은 수도권 주택 매매시장이 2012년말 침체국면에서 작년 4월부터 일부 지역부터 회복되다가 12월부터 전지역이 회복국면에 들어갔다는 연구결과는 내놓기도 했습니다.
곳곳에서 낙관론이 쏟아지는 걸 보면 시장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지긴 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아무래도 침체된 거시경제 상황이나 가계부채 문제 등 아직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일 겁니다.
일부에서 지적한 것처럼 지금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는 정부의 규제완화 효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일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발표된 3~4번의 부동산 규제완화 대책이 주택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곤 있지만 그 자체만으로 시장을 계속 끌고 나가긴 어려운 것도 사실이구요.
따라서 이런때 일수록 한 템포 뒤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바닥론’이 확산되고, 하반기 집값이 오른다는 전망이 많지만 무리해서 내집마련에 나서는 건 곤란합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여전히 아직 무리하게 빚내서 집을 살 시기가 아니라고 하고 있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자신의 처지에 맞게 실수요 중심으로, 무엇보다 중장기 관점으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게 필요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과도한 낙관론은 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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