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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직 검사장 “‘에이미 해결사’ 검사, 너무 욕하지마”(전문)
[헤럴드생생뉴스]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가 ‘해결사 검사’로 불리는 춘천지검 전 모(37) 검사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달라는 옹호글을 올렸다. 전 검사는 연인인 연예인 에이미를 위해 병원장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고 있다.

박영관(62·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는 지난 17일 오후 페이스북에 “미혼의 젊은 남자가 어떤 잘못을 범했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너무 욕하지 마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박 변호사는 “‘에이미 사건’으로 구속된 전 검사는 말없이 잘 웃고 부끄럼 많이 타던 사람입니다”라며 “구속 영장이 신청된 날 그와 통화를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 검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다 보니 제가 검사로서 큰 실수를 한 것 같아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라며 “에이미도 검찰에 왔는데 울고 있습니다”라고 언급한 심정을 전했다.


박 변호사는 “미혼의 젊은 남자가 어떤 잘못을 범했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너무 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또 그는 2002년 서울지검 특수1부장 재직 중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사건인 일명 ‘병풍사건’ 수사를 맡았다가 편파수사라는 비판에 시달린 경험을 전 검사 사건에 빗댔다.

박 변호사는 “편을 갈라 격려, 비난이 난무하는데 처음에는 신문이나 TV를 보는 것이 두려웠다. 내가 아닌 전혀 다른 내가 존재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 ‘내가 저런 사람이었나. 그럴 수도 있겠다’는 심리상태에 빠지기도 했다”며 전 검사를 위로했다.


하지만 에이미 ‘해결사’ 검사 옹호글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아니 그럼 누구를 욕하나”(@young********) “남의 죄를 기소하고 구형할 때는 신나지만 내 죄를 조사 받을 땐 억울하기만 하다?”(@JAO****)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변호사법 위반과 공갈 혐의로 16일 구속된 전 검사는 병원장 최 씨로부터 에이미가 수술 후유증으로 쓴 치료비 변상 조로 2250만 원을 자기 통장으로 받아 에이미에게 전달했다.

감찰본부 측은 전 검사가 남자친구나 대리인으로서 한 행동이라 할지라도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이 적용된다고 판단, 그를 구속시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에이미도 불러 사실 확인 등 사건 경위 조사를 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사진=OSEN, 박영관 변호사 페이스북]


▶다음은 박 변호사가 전한 글 전문

‘에이미사건’으로 구속된 전 검사는 제주 초임으로, 일년을 함께 근무했습니다. 말없이 잘 웃고 부끄럼 많이 타던 사람입니다. 한라산 등반 때면 몸무게 때문에 힘들어하며 꽁무니에 처져 오르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심성이 좋아 내가 중매를 서기도 했습니다. 그는 아직도 미혼입니다.

구속 영장이 신청된 날 그와 통화를 했습니다. “검사장님 그 동안 사태를 모면하기 위해 여러 궁리를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다 보니 제가 검사로서 큰 실수를 한 것 같아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결심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합니다. 에이미도 검찰에 왔는데 울고 있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체념과 두려움과 비탄이 전해오는 것 같았습니다.

남의 일 비판하기는 쉽고 신나기까지 합니다.

10여 년 전, 대선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수사를 할 때 거의 매일 메스컴에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편을 갈라 격려, 비난이 난무하는데 처음에는 신문이나 티비를 보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뉴스 속의 나는 참 생소하더군요. 내가 아닌 전혀 다른 내가 존재하는 것 같았습니다. 심지어는 ‘내가 저런 사람이었나. 그럴 수도 있겠다’는 심리 상태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자기 방어시스템이 작동하여 각종 기사에 무신경한 상태로 발전하더군요. 그렇게 버텼습니다.

미혼의 젊은 남자가 어떤 잘못을 범했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너무 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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