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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AI확산 차단에 전국민이 협력을
전북 고창과 부안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농가와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라남북도와 광주시 일원에 ‘스탠드스틸(Standstill)’을 내리는 등 확산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스탠드스틸은 지난 2012년 도입된 이후 처음 발동되는 것으로 해당 지역 가축과 축산종사자, 축산 관련 차량의 이동을 일시 중지하는 고강도 조치다. 이번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잘 말해주는 대목이다.

AI는 한 번 발생하면 손을 쓰기가 어렵고 피해규모도 천문학적이다.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전파속도가 빠른 데다 폐사 직전까지 증세가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일단 감염되면 살처분하는 수밖에 없다. 지난 2003년 이후 국내에는 네 차례 발생했는데 살처분한 닭과 오리의 보생액만도 3000억원이 훨씬 넘는다. 금전적ㆍ정신적 피해는 물론 소비심리 위축으로 닭과 오리 수요가 크게 줄어 감염이 되지 않은 지역 농가들의 고통도 크다.

이번에 고창 종오리(씨오리) 농가에서 발병한 AI는 고병원성인 H5N8형으로 국내서는 처음이다. 농장 인근 저수지에 날아든 겨울철새인 가창오리떼 배설물에서 전파된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철새에 의한 감염은 주변 지역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어서 방역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문제는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아직은 발병 초기다. 이 시기에 완벽하게 막지 못하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라·광주지역에는 현재 900여만마리의 닭과 오리가 사육되고 있어 추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스탠드스틸이 발동됐다고 하나 그런 정도로 안심할 수 없다. 전국 각 축산 농가는 일제소독과 예찰활동을 특히 강화해야 한다. 외부인과 차량의 통행을 통제하고, 선제적 방역에 나서는 등 긴장의 고삐를 늦춰선 안 된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협조가 중요하다. 민족의 대이동이라는 설이 며칠 남지 않았다. 운행통제와 방역 활동 등의 불편이 뒤따르더라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전북도의 경우 방역초소를 130여개 설치했다고 하지만 국민들이 협력하지 않으면 효과는 한정적이다. 아울러 닭과 오리 소비에 막연한 공포감을 가져서도 안 된다. 시중에 유통되는 닭과 오리는 안전성이 확인된 것이며 설령 감염된 고기라도 익혀 먹으면 인체에 아무 영향이 없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방역당국과 농가, 국민이 힘을 합하면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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