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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레이드앤트렌드 - 조학희> 올림픽,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카메라
올림픽 앞두고 보안시장 급성장
CCTV·車블랙박스 등 수요 증가
국내 보안업체 러시아 진출 기회


김연아를 비롯한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소치 동계올림픽을 얼마 앞두고, 지난달 29일과 30일 소치에서 약 650㎞ 떨어진 볼고그라드의 기차역과 버스에서 두 차례의 연쇄 테러가 발생해 34명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러시아 당국이 초비상체제로 돌입한 것은 물론이고 미국과 영국도 올림픽 안전 확보를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러시아에 한 바 있다.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러시아는 아직도 범죄율이 높은 편이다. 가구 소득이 증가하면서 재산보호 및 출입통제 관련 보안시스템, 각종 영상감시장치 등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인프라 건설이 확대되고 있고 대형시설이 들어서면 이를 관리하기 위한 감시장비를 갖추는 것은 기본이다. 지난해 카잔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금년 2월 개최되는 소치 올림픽, 2018년 월드컵 등등 국제 스포츠 행사를 앞두고 있어 향후 러시아의 보안장비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2012년 CCTV 및 관련 액세스시스템 단일품목의 시장 규모만도 16억달러로 추산된다. 러시아 정부도 2015년까지 3억1200만달러 내외의 예산을 투입해 지하철역, 철로, 공원, 시청 등에 감시카메라를 설치 중이며,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가 주요 수요처이다. 정부 외에 부동산업자, 은행, 소매점, 주유소 등 많은 민간 부문도 보안장비의 대형 수요처로 자리 잡고 있다.

영상감시장치의 수요는 자동차용품 시장에서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 반해 교통여건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교통당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20만건의 교통사고로 2만8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러시아보다 인구가 2.4배나 많은 미국의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3만2000명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많은 편이다.

교통사고 시 상대방이 거짓말로 사고 원인을 뒤집어씌우거나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이럴 경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할 가장 확실한 물증은 사고 당시 현장을 담은 영상기록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러시아 및 CIS 지역의 차량용 블랙박스(dash-cam) 시장은 매년 20% 이상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트렌드를 읽으면 기회가 보인다. 취약한 인프라가 어떻게 비즈니스 기회가 되고 기업들이 이런 시장의 필요를 어떻게 충족시키면서 비즈니스를 키우고 있는지 주목해야 한다. 말하자면 러시아에서는 ‘올림픽’과 ‘거짓말’이 감시카메라와 차량용 블랙박스 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셈이다.

품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러시아에서 유통되고 있는 보안장비의 대부분(50~95%)을 수입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러시아 현지에서 제조된 제품 역시 부품의 60~95%는 수입부품을 통해 조립한 것이다. 중국, 대만, 한국 제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으나 고급시장에서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과 일본, 이스라엘산 수입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CCTV, 주변장치 및 통제시스템, 차량용 블랙박스, 폭발물 탐지장비, 무선 기록장치, 지문 및 안면인식 시스템,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취급하는 국내 업체에 러시아는 기회의 시장이다.

매년 4월에 모스코바에서 개최되는 보안관련 전문 전시회에 참가해 자사 제품을 알리는 것도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본다.

러시아 보안장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관련 우수 제품을 보유한 우리 기업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진출 노력이 필요하다.


조학희 한국무역협회 전략시장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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