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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칼럼> 박재식 한국증권금융 사장, “신흥시장의 굴레, 이번에는 넘어서자”
최근 아르헨티나, 터키 등의 통화가치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신흥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작년말부터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미국의 테이퍼링(Tapering)으로 신흥국의 불확실성은 높아진 반면 미국 및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1년전만해도 이머징 마켓이 최대 매력처로 부각되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지난 1월 홍콩에서 열린 ‘제7차 아시아 금융포럼(Asian Financial Forum)’에서도 글로벌 경기 및 투자자금 흐름의 변화가 주요 이슈였다. 대부분 참가자들은 향후 선진국이 세계 경제성장을 견인하겠지만, 아시아 지역도 여전히 중요한 경제중심지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향후 아아 국가들의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제조업과 수출 위주의 양적 성장모델은 서구 선진국들의 고령화에 따른 성장동력 및 구매력 상실로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으므로 병원, 교육, 금융 등 소위 ‘소프트 인프라’와 서비스산업 육성 등 수요 주도의 질적 성장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중국, 일본, 한국 등이 회사채 시장 등 아시아권내 자본시장 인프라를 정비해 최근 급증하고 있는 국부펀드나 연기금 자금 등을 아시아 역내로 유치한다면, 글로벌 투자자금 이탈시 그 충격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행스럽게도 다른 신흥국들과 달리 타이완, 필리핀과 함께 가장 견실하고 안전한 국가로 분류되고 있어 이번 위기에서 한 걸음 벗어나 있다. 그러나 자금 이탈이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경상수지 흑자 지속, 재정건전성 유지 등 거시경제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한편, 수출 여건 악화 등에 대비해 관광, 의료, 교육, 소프트웨어, 금융 분야 등에서 규제 개혁을 통한 서비스 산업 육성으로 성장률 하락을 방지해야 한다.

또한, 글로벌 투자자금의 변동성이 커지는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신뢰를 더욱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사문제 등에 있어 법치주의를 확립하고, 금융 제도 및 규제ㆍ감독을 국제적 기준에 입각해 재정비해야 한다.

금융소비자와 금융비밀정보 보호 수준도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홍콩이나 두바이가 금융허브로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주변국과 차별화되는 선진화된 금융 인프라와 법치 확립에 기인했다는 지적을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산운용업의 외연을 해외로 확대해 글로벌 자금이탈의 공백을 메울 아시아 역내 투자자금 배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중국의 경우 상하이 자유무역지대에 위안화 자유태환을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홍콩과 상호펀드 판매를 허용하는 협정을 체결하는 등 범위안화권 자본시장을 구축함으로써 국제 자금시장의 흐름 변화에 발빠르게 대비하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도 2015년까지 자본시장 통합을 선언한 상태이다.

지금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신흥국 중에서 상처입은 양을 찾기 위한 탐색전이 한창이다. 이번에야말로 한국 경제가 신흥국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질 수 있도록 정책당국과 업계가 합심해 이환위리(以患爲利)의 지혜를 발휘할 때다.

박재식 한국증권금융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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