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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하철 성추행범 ‘문자 신고’에 덜미…112 문자신고 늘자 검거율도 ↑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반포역 통과해 노원역을 향하는 71○○번 전동차 안에서 남자가 여자를 추행하는 것 같아요. 남자는 회색 옷을 입고 무릎 위에 회색 잠바를 올려놓고 있어요.”

모두가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취해있던 지난해 12월 25일 오전 11시께 서울지방경찰청에 112 문자메시지(SMS) 신고가 접수됐다. 지하철 객차 안에서 성추행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신고는 서울 광진경찰서 자양파출소에 전달됐고, 경찰관 2명은 곧바로 인근 서울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이어 역무원의 협조로 신고가 된 지하철 칸을 찾은 뒤 곧바로 수색을 들어갔다. 몇분 지나지 않아 경찰은 회색 옷을 입고 무릎 위에 회색 점퍼를 올려놓은 남성을 찾아냈다. 이 남성 옆에서는 20대 여성이 아무것도 모른채 곤히 잠에 빠져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날 오전 10시50분부터 10분간 고등학교 2학년 A(17) 군은 자신의 점퍼 속에 손을 넣고 옆에서 잠을 자던 여성의 허벅지와 가슴을 10여차례 만진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여성은 며칠간 밤을 새워 잠에 취해 성추행이 벌어진 것도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이 모습을 수상히 여긴 한 남성이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경찰에 알렸고, 결국 A 군은 경찰에 붙잡혔다.

112 문자신고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문자신고로 공공장소의 성추행범을 검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경남 진주를 출발해 부산으로 오던 시외버스 안에서 옆자리에 앉은 20대 여성을 성추행한 30대 남성이 문자신고를 받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실제 112 문자신고 접수건수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에서 문자를 이용한 112 신고는 지난해 1~3월 3만4086건, 4~6월 3만7757건, 7~9월 4만2092건, 10~12월 4만4480건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2012년 4월 발생한 오원춘 사건 이후 112 문자신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신고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자신고는 경찰과의 통화를 시도하다가 발각될 경우 신고자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문자로 신고할 경우 ‘지하철 호선과 이동방향, 통과역, 타고 있는 칸 번호, 범인의 인상착의 등’을 보내주면 경찰이 즉시 출동해 범인을 검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mss@heraldcorp.com

*증가하는 112 문자 신고 (2013년, 자료-경찰청)

월 건수

1~3 3만4086

4~6 3만7757

7~9 4만2092

10~12 4만4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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