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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79타에도 우즈가 보여준 ‘스타’의 막강 영향력

지난달 26일 미국 캘리포니아 토리파인 코스에서 열린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타이거 우즈(미국)는 3라운드 79타를 기록했다. 우즈가 79타를 친 것은 그가 프로 데뷔 후 지금까지 총 5번이라고 한다. 미디어는 당시 선두인 선수보다 우즈의 ‘엉망진창’ 스코어를 더 심도 있게 다뤘다.

당시 10번홀부터 시작한 우즈는 18번홀에서 세컨샷을 해저드에 빠뜨렸고 그다음 샷마저 그린에 올리지 못해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그리고 나서 더블보기 1개와 연이은 보기를 기록하며 우즈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집중력도, 열의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될 대로 되라는 표정이었고, 그러한 태도는 연이은 실수를 만들어냈다. 늘 최상의 모습만 기대되는 선수이기에 그가 하는 실수를 지켜보는 것은 안타까움과 더불어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PGA에서는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3라운드 후 70위 아래 선수는 4라운드를 치지 못하도록 했고 우즈는 이 규정에 따라 4라운드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최고의 인기몰이를 하는 필 미켈슨(미국)도 허리 부상으로 3라운드 때 대회를 기권하면서 이 대회 마지막 라운드의 갤러리는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스타플레이어는 우승자와는 다르다. 단지 몇 개의 승수로는 스타가 될 수 없다. 해당 종목 관계자들이 아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종목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아는 사람, 그게 바로 스타다. 그리고 웬만한 1등이 깰 수 없는 기록을 만들어내야 비로소 스타라 불린다. 스타의 반열에 들어서면 아무리 선두에서 멀어져도 사람들은 그에게 몰려든다. 때문에 우즈의 부진이 더 심도 있게 다뤄지고 나쁜 스코어에 관심을 갖게 된다. 왜 잘 못 치는지조차도 보고 싶은 것이 팬들의 마음이다.

스토리를 만들어야 사람들이 더 많이 궁금해하기 때문에 미디어는 흥미진진한 이야깃거리를 기대한다. 하지만 정작 우즈는 79타를 친 것에 대해 무덤덤했다. 있을 수 있는 스코어라는 얘기였다. 이뤄놓은 것이 많기 때문에 오는 자신감일까.

우리나라 최고의 골프 여제인 박세리(KDB금융)는 현재까지 LPGA 통산 25승을 달성했다. 그 이후 많은 선수들이 우승을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지만, 박세리가 가진 기록과 영향력을 넘는 것은 불가능했다. 쉽게 깨지지 않는 기록으로 그만큼 오랫동안 정상을 지키며 우승 문턱을 넘나들 수 있는 선수가 박세리 이후 또다시 나올까 싶다.

모두가 끝났다고 할 때 다시 일어나 우승을 만들어내는 것이 스타가 가진 능력이다. 박세리도 한때 입스로 부진에 시달렸고, 주말골퍼와 같은 스코어를 낸다는 악평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 보란 듯이 우승하며 여제의 모습을 당당히 지켜냈다.

비록 타이거 우즈가 79타를 치고 시즌 두 경기만으로 부진하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그건 너무 이른 판단이 아닐까 싶다. 스타라면 피할 수 없는 관심일 뿐이다.

언제든지 우승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 초능력과 같은 집중력과 투지를 발휘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는 것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형편없는 부진조차 그들의 찬란한 과거를 말해줄 뿐이다. 타이거 우즈의 2014년이 기대된다. 그리고 2014년 한국에서 어떤 스타가 탄생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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