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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지리산 방문의 해 지정은 영호남 화합 한마당
백영옥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 본부장

‘지역방문의 해’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난 2004년부터 매년 한 지역씩 선정해 진행하고 있는 지역 관광 활성화 사업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2009 인천 방문의 해’, ‘2010 충청권 방문의 해’, ‘2013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방문의 해’ 같은 것을 말한다. 이 사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고용창출 효과가 큰 관광산업을 육성해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동안 해당 지역은 실제로 많은 관광객 수의 증대를 이루었고, 그에 따라지역의 경제력과 지역민들의 생활형편 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역방문의 해’가 시작된 지 만 10년인 2014년, 이번에는 조금 특별한 곳이 선정되었다. 그동안처럼 광역시와 도 단위의 행정권이 아니라 ‘지리산’이 그 주인공이 된 것이다. 2014년은 ‘지리산권 방문의 해’다. 전남, 전북, 경남 등 지리산을 중심으로 한 인근 3개도의 7개 시군(남원, 장수, 곡성, 구례, 하동, 산청, 함양)이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을 공동설립하고, 자치단체 간의 불필요한 중복 투자나 유사시설 도입으로 인한 예산 낭비를 막고 오직 ‘지리산’을 테마로 국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와 힐링 휴양을 제공하고자 애쓴 끝에 이뤄낸 성과다.

예부터 지리산은 ‘어머니의 산’으로 불려왔다. 어머니가 자식을 품듯 지리산도 많은 사람들을 품고 있다. 그저 보기만 하고 올라가는 산이 아니라, 사람들이 생활하는 산이 바로 지리산이다. 때문에 지리산은 어디보다 많은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쌍계사에서 우리나라 선종불교가 꽃을 피웠고, 화엄사에서 효 사상이 싹튼 것이 그 시작이다. 조선 최고의 석학 조식 선생이 남긴 흔적에서부터 대하소설 ‘토지’로 우리나라 현대문학에 큰 족적을 남긴 박경리 선생까지 한 시대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해온 인물들이 깊이 연관된 곳이기도 하다. 또 남원과 구례에는 판소리 동편제가 있고, 함양과 산청에는 선비문화가 오롯이 남아있고, 곡성의 효녀 심청과 장수의 논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지리산의 자랑거리이다.

지리산권 방문의 해는 이러한 지리산의 자연과 주변 마을의 고유한 문화와 관광자원을 원형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방문객들에게 문화유산의 풍요로움을 알리고, 여행의 즐거움과 편안한 휴식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리산권 7품(品) 7미(味)’를 선정해 방문객들이 지리산의 풍미를 충분히 맛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남원시의 목기와 추어탕, 장수군의 사과와 한우고기, 곡성군의 멜론과 참게매운탕, 구례군의 산수유와 다슬기수제비, 하동군의 녹차와 재첩국, 산청군의 곶감과 버섯약초전골, 함양군의 산삼과 흑돼지삼겹살 등 그 어느 곳보다 풍부한 맛이 있는 곳이 지리산권이다.

조합은 앞서 말한 이런 모든 것을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코레일과 연계해 지리산권 명품 관광열차를 운행할 계획이다. 또한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지리산권의 지도는 물론 7개 시군의 유명 관광지들을 무료, 할인된 가격에 관람할 수 있는 관광여권을 제작‧배포한다. 지리산권 관광여권은 ‘지리산둘레보고’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고 7개 시군 대표 관광지에서 무료로 발급하게 된다. 영호남을 오가는 다채로운 지역 여행과 문화체험을 지리산권 방문의 해를 통해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이 지리산인 것처럼 지리산권 방문의 해는 우리나라 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었으며, 무엇보다 영호남이 하나가 되는 지역화합의 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깊다.

‘천년의 프로포즈, 자연의 입맞춤’이라는 지리산권 방문의 해 슬로건처럼 천년을 지켜 온 지리산의 꿋꿋함이 2014년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보여주고 있다. 빠름과 경쟁에 지쳐있는 일상생활에서 한 발짝 물러나 오랜만에 느림과 편안함을 느껴보고자 한다면 순박한 자연,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진 지리산의 프로포즈에 입맞춤해보길 권한다. 가족 간의 친목, 친구 간의 우정, 동료 간의 신뢰가 필요할 때 함께 손잡고 지리산권을 방문해보자. ‘지리산’의 의미처럼 사람들 사이에 지혜와 평온을 가져다 줄 것이다. 영호남이 힘을 합쳐 만들어 낸 지리산권 방문의 해처럼 온 국민이 지리산권을 찾음으로써 모두가 화합해 상생하는 2014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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