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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판 수정 <세상읽기> 각본없는 드라마 ‘소치의 태극전사’
한 편의 블록버스터(흥행대작) 드라마가 시작됐다. 작품명은 ‘소치의 태극전사’, 제작사는 대한민국, 메가폰은 김재열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잡았다. 제작 준비 기간만 4년, 러시아 소치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된다. 기획단계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해 한류스타를 포함, 연기자 71명이 등장하는 호화 캐스팅이다. 사전에 대본이 제공되지 않아 연기자들이 현장에서 죽도록 고생하며 한 장면 한 장면을 찍는다.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다. 매력적인 주인공, 스피드한 전개, 감동적인 이야기, 뛰어난 영상미, 짜릿한 반전, 맛깔나는 조연 등 스포츠 드라마의 진수를 살려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포부다.
화제작답게 주연에는 월드스타 김연아(피겨)와 이상화(스피드스케이팅)가 캐스팅됐다. 여기에 여고생 심석희(쇼트트랙)가 가세, 불꽃튀는 3색의 연기대결을 펼친다.
김연아는 소치 올림픽 미녀 3총사로 꼽혀 드라마 방영 전부터 빛났다. 80년대 피겨퀸 카트리나 비트(독일) 이후 26년 만에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역할이다. 극중 숙명의 라이벌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와 벌이는 한판승부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일본이 요즘 영토 및 과거사 도발을 일삼고 있어 한ㆍ일간 응원전이 더욱 뜨겁다.
‘빙상계의 우사인 볼트’ 이상화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배역이다. 지난해 월드시리스 7회 연속 우승, 세계 신기록 세 차례 경신의 금자탑을 쌓을 만큼 물이 올라있어 최고의 연기가 예상된다. 아역 때부터 주목받았던 심석희는 여자 쇼트트랙의 부활을 알리는 당찬 10대로 등장한다.
빙속여제 이상화와 우정을 쌓아가는 남자 주인공에는 모태범이 발탁됐다. 모태범은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밴쿠버의 영광을 재현하고, 1000m서는 미국의 ‘흑색 탄환’ 샤니 데이비스의 아성에 도전한다.
눈물샘을 적시는 인간승리의 감동은 탄탄한 조연들의 몫이다. 비인기 종목의 설움과 척박한 훈련 환경을 딛고 일어서는 투혼이 생생하다.
‘엎드려 타는’ 썰매 스켈레톤의 윤성빈은 ‘빙상계의 김명민’으로 불린다. 배우 김명민은 극중 인물로 거듭나기 위해 몸무게 20㎏ 감량을 불사하는 메소드 연기의 달인. 윤성빈은 드라마에서 하루 여덟 끼를 먹고 1년여만에 체중을 13㎏ 늘려 스켈레톤에 최적화된 몸을 만드는 집념의 사나이로 변신한다. 컬링의 여자 대표팀은 ‘빙상계의 우생순’ 역할이다. 봅슬레이 남자 2인의 원윤종과 서영우는 다른 나라 선수들이 타던 5년 묵은 썰매로 한여름에 섭씨 50도가 넘는 아스팔트를 달리는 지옥훈련을 뚫고 마침내 올림픽 전 종목 출전권을 따내는 배역이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맏형 이규혁은 올림픽 드라마의 감초다. 이번이 여섯 번째. 올림픽의 가치는 도전정신에 있음을 온 몸으로 연기한다. 러시아 귀화선수인 안현수도 카메오로 출연한다. 그의 재기를 돕는 한 살 연상 연인과의 러브스토리가 흥미롭다.
이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끝날까? 드라마의 마지막 회는 종종 시청자들의 바람대로 흐른다. 모처럼 한마음, 한 몸이 돼 소치의 기적을 응원하는 국민적 열기를 보니 결말이 어렵지 않게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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