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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올림픽]울어버린 ‘엄친딸 자매’ 서정화, 경기 전 부상으로 기권…동생 서지원은 24위
“그동안 했던 재활운동이 슬로프에서 더 나은 스킹으로 이어질 수 있길! 항상 훈련 도와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모굴의 간판 서정화(24·GKL)가 지난해 9월 스위스 전훈을 떠나며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4년 전 밴쿠버의 아픔을 씻기 위한 ‘엄친딸’ 서정화의 빈틈없는 준비와 노력은 주위 사람들의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였다. 하지만 2014 소치동계올림픽 첫날부터 부상 악재에 발목이 잡혀 경기도 치르지 못한 채 고개를 떨궜다.

여자 모굴 스키 간판스타 서정화가 올림픽 첫 경기를 앞두고 치른 훈련에서 부상을 입어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한국 선수단 첫 출전자인 서정화는 7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산악 클러스터의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 파크에서 열린 대회 여자 모굴 1차 예선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훈련 중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사진=서정화 페이스북]

서정화는 완벽을 기하기 위해 경기 직전까지 약점으로 지적된 점프 훈련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점프대에서 도약하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착지가 흔들리며 10m 이상 눈밭을 굴러 내려왔고 이후 현지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옮겨졌다. 단단한 모굴에 여러 차례 머리를 부딪힌 서정화는 두통과 어지러움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정화는 여자 모굴 스키의 간판이자 개척자다. 현재 미국 남가주대학(USC)을 휴학 중인 서정화는 일리노이주립대, 조지워싱턴대, 뉴욕대, 에모리대까지 모두 5개 대학에 동시에 합격한 재원이다. 운동과 공부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 ‘엄친딸’로 불린다. 귀여운 외모로 남성팬들도 많다. 서울외고 재학시절 선수생활을 시작해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 첫 출전한 서정화는 당시 예선 21위에 그쳐 20명이 오르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4년 간 절치부심 끝에 서정화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실력으로 올림픽 무대를 다시 밟았다. 외국의 상위 랭커들도 잘 구사하지 못하는 ‘카빙 턴’ 기술을 앞세워 ‘톱10’까지 노렸지만 경기 전부터 부상 악재를 만났다.

서정화의 뜻하지 않은 부상에 같은 종목에 출전하는 사촌동생 서지원(20·GKL)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서정화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이화여대에 입학한 ‘엄친딸’ 서지원은 이날 1차 예선에서 26명 중 24위에 올랐다. 서지원은 회전동작 8.9점, 공중묘기 2.40점, 시간 점수는 4.65점을 기록했다. 든든한 사촌언니와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첫 올림픽 무대에 나섰던 서지원은 언니의 충격적인 부상 소식에 울음을 터뜨렸다.

서지원은 “언니가 다쳤는데 신경을 못 써줘서 안타깝다. 머리 쪽에 충격이 있어 어지러움이 있다고 했다”며 “언니랑 늘 함께 있어서 평소엔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저 언니 언제 이기나’라는 생각만 했는데 막상 없으니…”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서정화에겐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 모굴 스키는 1차 예선에서 상위 10명이 결선에 직행하고 8일 2차 예선에서 나머지 선수들 중 10명이 추가로 결선 무대에 오르게 돼 있다. 때문에 서정화가 2차 예선에서 상위 10위에 오르면 1차 목표인 결선에 진출할 수 있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병원에서 검진을 통해 정확한 상태를 알아봐야 한다. 서정화의 몸 상태를 지켜본 뒤 2차 예선 출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생 서지원도 결선 진출 목표를 숨기지 않았다. 서지원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경기한 적이 없어서 떨렸다. 점프와 스피드 모두 아쉬움이 남았다”면서 “2차 예선에는 상위 10명이 빠진 상태에서 대결하기 때문에 충분히 결선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사촌언니와 동반 결선 진출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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