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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괜찮아 태범아! 1000m가 남았잖아”
“부친 모영열 씨, 500m 4위 아쉬움 달래
“네 목표는 1000m 금메달…다 잘 될거야”

“아쉽지만 태범이는 최선을 다했죠. 그 아이 마음속엔 1000m가 있어요. 좋은 결과를 낼 거라고 저는 믿죠.”

11일 오전 1시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작동리 모태범(25)의 집. 모태범의 아버지 모영열(55) 씨가 TV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2014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 2차 레이스에서 34초85를 기록했다. 1차 레이스(34초84)와의 합계 69초69로 3위를 지키던 모태범은 그러나 마지막 조에서 뛴 얀 스메이컨스(네덜란드ㆍ69초324)에 뒤지며 메달권 밖으로 밀려났다. 순간 모태범의 집에 모여 함께 응원하던 동네 주민 사이사이에서 탄식이 흘러 나왔다.

동네 주민은 모태범의 아버지에게 “우리 태범이 잘했어” “아직 1000m가 남았다”며 격려해줬다.

아버지 모 씨는 경기 후 기자에게 “초반에 100m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태범이가 최초로 1000m에서 우승해 보겠다는 마음을 갖고 소치로 갔고, 마음에 깊게 새겼으니 잘될 거라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이날 모태범의 집에는 오후 8시부터 취재진과 동네 주민 등 40명이 모여 모태범의 첫 메달 소식을 고대했다. 대형 태극기까지 준비한 주민도 있었다. 금메달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경기 시작 전 광고 속에 모태범 선수가 등장하자 “태범이 얼굴만 봐도 떨리네”라는 말이 오가기도 했다. 모태범의 아버지는 경기가 진행되는 내내 맞잡은 손의 깍지를 풀지 않았다. 목이 타들어가는 듯 물 잔을 연거푸 들이켰다. 화장실도 광고시간을 이용해 다녀왔다. 3시간 내내 TV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강한 염원에도 모태범은 끝내 메달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이웃사촌인 마명희(57ㆍ여) 씨는 “태범아 아쉽지만 잘했어. 최선을 다 했다면 되는 거야”라며 “원하는대로 1000m에서 꼭 좋은 성적 내길 바랄게”라고 격려했다. 작동리 이장 박춘범(65) 씨도 “챔피언이 되는 것보다 도전자를 막아내는 것이 더 힘들지 않겠냐”며 “아무래도 태범이가 어리다 보니 마음을 다 비우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박 씨는 “1000m 경기에서는 꼭 금메달을 목에 걸 것이라고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천=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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