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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이상화 선수
이상화 선수는 역시 ‘빙속(氷速)의 여제(女帝)’다웠다. 이상화는 12일 새벽(한국시간) 끝난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압도적 경기력을 뽐내며 올림픽 2연패를 일궈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상화가 처음이다. 내용 면에서도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승리였다. 1, 2차 레이스 모두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올림픽 기록도 갈아치웠다. AP 등 세계 주요 언론은 ‘어떤 의문도 제기할 수 없는 레이스’라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심야의 낭보에 국민들은 모처럼 즐겁고 행복했다.

이상화 선수의 선전이 더 돋보이고 의미 있는 것은 단지 금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과 싸워 자신을 이겨냈다는 점이다. 최고의 결과를 얻기까지 힘겨운 훈련 과정과 챔피언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엄청났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강인한 정신력으로 이를 극복, 영광을 안았다. 이야말로 진정한 금메달 감이 아닌가.

사실 이상화의 신체조건은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서는 매우 불리하다. 실제 이상화의 맞수로 꼽혀온 전통적 빙상 강국의 선수들은 키가 10㎝ 이상 크다. 다리와 팔이 길어 스피드를 내기에 훨씬 적합한 체형이다. 같은 아시아권 라이벌인 중국의 왕베이싱만 해도 이상화보다 9㎝가 크다. 그런데도 이들을 압도하며 세계 신기록을 수차례 갈아치우고 올림픽마저 석권하는 발군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많은 훈련량을 소화했다는 의미다.

지난 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세계 정상급 기량을 과시한 모태범, 이승훈 선수도 마찬가지다. 이들도 이상화와 함께 고된 훈련을 소화하며 4년을 대비했고, 이번 대회에서 자신들이 가진 모든 역량을 원 없이 쏟아내고 있다. 그 자체만 해도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다.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결과는 그 다음의 일이다.

소치 올림픽은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금메달 못지않은 우리 선수들의 감동 스토리가 속속 전해지고 있다. 여섯 번째 올림픽에 출전해 혼신의 역주를 펼친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 선수, 올림픽 첫승을 기록한 여자 컬링 선수단의 불꽃 투혼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비록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지만 루지 봅슬레이 스키점프 모굴스키 등에 나선 태극전사들의 도전정신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이들의 선전에서 국민들은 더할 수 없는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소치의 태극전사들에게 무한 갈채와 사랑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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