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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하40도 혹한 견디는 남극 ‘장보고기지’
현대건설 유체역학 디자인 반영
태양광·풍력에너지 친환경 기지


지난 12일(현지시간) 준공된 남극기지인 ‘장보고 과학기지’는 우리나라 건설기술이 혹독한 추위와 극한의 자연환경을 극복한 쾌거로 꼽힌다.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은 자재와 장비 운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남극 출항 5개월 전부터 건설에 필요한 자재, 장비부터 식자재 등 각종 생활용품을 실은 컨테이너를 20대 이상 준비했다. 두께 약 2m의 해빙 위에 100톤 크레인을 내려놓고 1.2km를 횡단하며 언제 녹을지 모르는 해빙위에서 하역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24시간 2교대로 하역작업만 2주일 걸렸다.

남극의 여름 5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진행된 공사였지만 변화무쌍한 날씨로 난관은 계속됐다. 얼어있는 남극대륙의 지반에 기초를 쌓는 일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장비와 시간이 필요했다.

아침이면 안전화를 녹이고, 얼어 있는 장비를 워밍업하는게 일상이었다. 공사 현장에는 수시로 눈이 쌓여 작업을 더디게 했다. 초속 40m이상의 강풍으로 항상 추락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사진제공=현대건설]

공사 기간중 남극은 24시간 해가 지지 않는 백야현상이 계속됐다. 시계를 봐야만 하루 일과를 가늠할 수 있었다. 하루 최대 300여명이 일하는 현장에선 단절된 환경으로 우울증 증세를 호소하는 직원도 있었다.

작업자들은 핸드폰에 저장된 가족 사진과 동영상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건설현장의 이제혁 현대건설 과장은 “남극에 왜 펭귄만 살고 사람이 못사는지 절실히 느꼈다. 마치 달나라에서 공사한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2012년12월부터 시작된 공사는 14개월만인 이달 12일 마침내 끝났다. 건축연면적 4458㎡, 최대 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영하 40℃, 초속 65m를 견딜 수 있는 건축물로 유체역학 디자인이 반영됐다. 태양광·풍력 에너지 등을 활용하는 친환경 건축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나라 극지탐사의 새 지평을 열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이렇게 세계에서 10번째로 남극에 2개 이상의 상설기지를 보유한 국가가 됐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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