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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용동의 파워부동산> 부동산 회복세지만 내수진작없으면 3월 다시 추락
[헤럴드경제=장용동 대기자]“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전세 사느니 차라리 집을 사라고 권하면 쳐다보지도 않던 세입자들이 이달 들어 집 사는 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아파트 매매계약서를 올 들어 처음으로 작성해 봤습니다.” (수원 영통 M중개업소)

주택 매수세가 확산되면서 거래가 늘고 가격이 상승세로 급전환되고 있다. 이달 들어 중개업소마다 매물 문의가 이어지고 실제 계약이 늘어나고 있다. 수요자들의 주택 매입 강도가 강해지면서 적극적이다. 집값 불안이 팽배, 매입을 기피하던 지난해와는 완연히 달라진 것이다. 이 같은 반전은 재고주택 시장에서만이 아니다. 경매 시장에서도 참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낙찰가율 88%대로 높아지고 있다. 분양사업 전망치도 크게 올라 분양이 호조를 보이면서 미분양이 줄고 있다. 새 봄 거래성수기와 전세가 상승, 정부의 부양 의지 등의 여파가 실수요층의 내집마련 욕구를 강하게 견인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회복장세 지속 여부는 여전히 의견이 엇갈린다. 후속 호재가 없고 미국의 테이퍼링 등 경제 환경 및 대북 관련 정치적 요소 등이 불투명, 반짝 장세를 보일 가능성도 없지않기 때문이다.

▶살아난 주택시장, 거래 늘고 가격 오름 폭도 커졌다=새 봄과 함께 주택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일부 강남 중개업소 중심으로 재건축 입질이 거론되던 지난해와 달리, 서울권 전역에서 중개업소의 내방 상담이 빈번해지고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서울 강남에서 맴돌던 거래가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특이할 만하다. 이는 통계치에서 확인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1월 아파트 4810가구가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1월의 4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2008년 금융위기 전 1월 평균치와 맞먹는 규모다. 수도권 거래량 역시 마찬가지다. 1월 한 달 동안 경기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총 1만4401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거래량 4630건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더구나 지난해 양도세 면제와 취득세 한시 감면으로 선취매가 일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서울ㆍ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증가는 시사하는 바 크다. 

거래가 늘고 가격이 오르는 등 매매시장이 일단 탄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2분기 이후 경제 상황과 특단의 호재 여부에 따라 시장은 회복이 재차 지연될 소지도 없지 않다. 사진은 지난 7일 분양에 돌입한 서울 독산동 롯데캐슬 아파트 견본주택 현장.

매수세가 꿈틀대는 장세는 정부의 모기지 대출 지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대의 초저금리를 지원하고 있는 공유형 모기지의 경우 1월 대출 실적이 2106명에 2738억원,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이 3957억원 규모에 달했다. 주택 거래가 늘면서 가격이 오른다는 점은 시장이 정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향후 견조한 상승세를 탈 소지가 많다고 봐야 한다. 서울ㆍ수도권의 집값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째 상승세다.

올 들어 뜀박질을 계속하던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는 매물 소진 이후 되레 관망세다. 반면 중소형 저가 매물이 거래되면서 일반아파트 가격이 올 들어 처음으로 상승 전환되고 있다. 서울 강북권의 오름 폭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 12월 중순 이후 7주 만에 상승세를 타고 있음이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산본과 판교, 수원, 화성 등 수도권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이 커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동성이 큰 재건축에 머물지 않고 일반아파트로 매수세가 확산된다는 것은 시장이 탄력을 찾고 있음을 의미한다. 집값 바닥세 인식이 확산되면서 정부의 매수 지원 정상화 대책이 실수요 매수세를 자극하고 전세가 상승, 봄철 이사 성수기 등의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경매ㆍ분양시장도 투자심리 급속 해빙, 관심 높아졌다=경매시장은 주택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틈새시장이다. 향후 시장회복이 예상되면 집을 싸게 사려는 사람들이 몰려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고 낙찰가율이 올라가는 생리를 가진다. 올 들어 경매 시장은 북새통이다. 1건에 200여명이 몰리는 경우까지 생겨날 정도다.

제주 단독주택 경매에는 180여명 이상이 몰려 감정가의 2배가 넘는 낙찰가를 쓰고 경락을 받아갈 정도. 실제로 아파트 경매 1건당 입찰 참여자가 지난해까지만 해도 5.5명 수준에 머물렀으나, 올 들어 7.0명 수준으로 증가해 경매 참여자가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수도권 국민주택 규모 이하 아파트의 낙찰가율 역시 지난해 1월 79.4% 수준이었으나 올 1월 무려 88.8%로 높아지는 등 가격경쟁 역시 치열하다. 유찰 없이 한 번에 낙찰되는 경우가 흔하게 생겨날 정도다. 그만큼 시장 회복과 함께 투자 수익이 확보될 것으로 내다보는 수요자가 많다는 얘기다.

주택시장 회복 반전 분위기는 분양 및 분양권 시장에도 강하게 투영되고 있다. 아파트 견본주택에 실수요 내방객이 대거 몰려 청약 및 계약률이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견본주택에는 6만여명이 몰린 가운데 입장을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 금주 위례신도시 엠코타운 센트로엘 견본주택 역시 수요층이 대거 몰릴 전망이다.

이어 동탄2신도시를 비롯해 서울 강남 개나리 6차, 고덕시영 재건축 아파트 등는 분양 전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주택사업 전망치가 2개월 연속 오른 가운데 분양 계획 전망치가 지난달보다 32.3포인트 급증, 122.2포인트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 시장 해빙이 더욱 빨라진다는 진단이다. 주택건설업체들이 3월 아파트 분양 물량을 2만여가구로 계획하고 있는 것도 이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토연구원은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미분양 물량이 향후 3개월 동안 5%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상황 따라 2분기 이후 재차 회복 지연 우려 크다=주택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일단 시장이 점화됐다는 데는 의견을 함께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거래 증가와 일부 가격 움직임이 올 들어 본격 탄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향후 시장에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연초 자산 시장에 불어닿친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 영향에서 보듯이 대외적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대북 관계 등 정치적 리스크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주택시장 내부 여건도 내수위축, 구매심리 확산이 쉽지 않아 자칫 지난 2011년 반짝 회복기를 되풀이할 수도 있다. 당시 1월 상승세가 불과 5개월을 가지 못하고 주저앉아 긴 터널에 진입한 상황이었다. 시장체력이 약하고 정책에 의한 시장부양이 지속될 때 나타나는 대표적 현상이다.

더구나 올 경제회복 역시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국한, 소비 증가와 구매력 상승이 일반화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자산시장 특성상 유동성이 크지 않은 부동산에 투자가 집중될 소지가 많지 않다. 이렇게 될 경우 주택시장은 3월 말이 지나면서 다시 약세장으로 전락, 침체장세가 이어질 수도 있다.

정부 역시 후속조치를 실행할 특단의 대책이 마땅치않다. 집값을 부추긴다는 곱지 않은 시각이 여전한 데다 가계부채 등을 감안할 경우 매수 지원 확대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부동산 수요층의 경우 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부동산이 급락하는 학습 효과를 경험한 데다 향후 인구, 가구구조상 부동산 자산의 매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여 수요 감소는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젊은이들은 구매력이 없어 내집마련을 하기가 쉽지 않고 장년과 노년층은 은퇴 이후 생활비 등을 감안, 부동산 자산에서 빠져나오고 있는 형국이어서 시장 선순환을 기대하기가 만만치 않다.

일본의 경우 집을 사면 정부에서 현금을 보조해 주고 미국은 5%자금으로 집을 사도록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이 같은 구조적 맥락 속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시장 상황을 감안한다면 봄철은 알짜부동산을 놔두고 처분하는 데 주력하고, 이후 흐름을 봐 가면서 매수를 고려해 보는 전략이 우세하다.

실수요자의 분양 등 내집마련 역시 서둘지 말고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것이 자산관리 요령이다.

ch10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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