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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조조정 M&A 군침 흘리는 PEF...불황 속 업계재편 가교역할 톡톡
최근 현대상선이 매각한 1조1000억원 규모의 LNG운반사업을 인수한 곳은 자본금이 겨우 185억원인 IMM인베스트먼트다.
아무리 LNG운반사업이 ‘알짜’라지만 해운 불황으로 ‘제 코가 석 자’인 대형 해운사 중에 IMM보다 높은 값을 써낸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한진해운의 벌크전용선사업부 지분을 3000억원에 인수한 곳도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다.
역시 현대그룹 계열인 현대증권이나, 동부그룹이 내놓을 동부제철 인천공장 등의 자산도 특수목적법인(SPC)이 일단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파는 쪽에서 돈은 급한데 당장 웃돈을 주고 이들을 한몫에 인수하겠다고 나설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SPC에는 사모펀드 등 금융자본이 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최근 인수ㆍ합병(M&A) 시장에서 사모펀드의 활동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글로벌 사모펀드가 주도해온 대형 딜(deal), 즉 대기업 경영권이 걸린 M&A는 성사 가능성이 떨어졌다. 대신 토종 중소형 사모펀드가 대기업의 ‘조각자산’을 일단 인수해 향후 경기회복 후 비싼 값에 되파는 전략이 각광받는 모습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한국의 사모펀드가 성장하면서 새로운 시장진입자들이 과거에는 관심 밖이던 영역, 특히 중견기업과 부실자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앤컴퍼니 한상원 최고경영자는 한진해운 벌크선사업부 인수에 대해 “해운업계 상황이 나아질 것에 베팅한 것”이라며 “천연자원을 수입해야 하는 한국에선 결국 해운 수요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배터리 보호회로 제조사 넥스콘테크 인수에 1억6100만달러를 투자한 유니슨캐피탈 관계자는 “작은 규모의 지분투자 및 대형 경영권 거래시장은 북적이지만 중형딜 시장에는 참여자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종윤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공동대표도 “한국의 역동적인 M&A 시장을 감안할 때 한층 다각화된 투자전략을 적용하는 사모펀드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사모펀드가 “한국 경제가 지식기반 경제로 발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국내에 등록된 사모펀드는 237개, 총 운용자산은 400억달러였다. 2011년보다 25% 증가한 수치다. 아울러 2012년 말 중견기업(대부분 삼성, 현대 등 대기업 납품업체) 수는 2505개로 1년 전에 비해 76%나 증가했다. 이 덕분에 2013년에는 정부가 2004년 사모펀드 관련법안을 도입한 이래 가장 많은 M&A가 성사됐다.
특히 정부의 신규순환출자 금지는 자금력 있는 대기업들의 대형 M&A 참여를 제한해 상대적으로 사모펀드들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지난해 9월 “사모펀드들이 중소기업 M&A를 주도하길 기대한다”고 힘을 보탰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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