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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또 테러참사, 무리한 위험지역 여행 삼가야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16일(현지시간) 기독교 성지순례 중인 한국인 관광객이 탑승한 버스에 폭탄이 터지는 테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우리 국민 3명과 현지 버스기사 등 4명이 목숨을 잃었고, 20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끔찍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는 이 지역을 여행금지하는 ‘특별 여행경보’를 발령하는 한편 신속대응팀을 파견하는 등 즉각적인 후속조치에 나섰다. 부상자 치료와 신변 안전 등 더 이상 피해가 확대되지 않도록 수습에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무고한 관광객을 테러의 표적으로 삼는 것은 최악의 범죄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반드시 근절해야 할 인류 최대의 적이다. 이전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그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아직 테러를 저지른 집단과 사고 경위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나이반도 일원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의 범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이슬람주의자인 무르시 정권이 축출된 이후 이 지역에서 벌어진 각종 테러와 총격 사건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정치ㆍ종교적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민간인을 보복의 제물로 삼는 것은 두말할 것 없이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짓이다. 그러나 테러 위험에 대한 우리의 대응에도 문제가 없지 않다. 중동과 아프리카 이슬람권은 각종 테러와 납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이다. 물론 한국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라크 전쟁이 끝난 2003년 이후 최근 10년간 이 지역에서 피랍된 한국인만 해도 65명에 이른다. 김선일 씨 공개참수, 샘물교회 신도 납치, 예멘 자살폭탄 사건 등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더욱이 핵심 무장단체인 알카에다는 지난 2004년 한국을 미국과 영국에 이은 제3의 테러 목표국으로 선언했다. 우리 국민들도 언제든 테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그러나 정부나 여행객 모두 경각심이 부족했다. 정부는 여행 위험지역을 유의ㆍ자제ㆍ제한ㆍ금지 4단계로 관리를 해 왔지만 금지 지역 외에는 경보만 발령할 뿐 전혀 관리를 하지 않았다. 여행자 역시 안전에 대한 주의가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시나이반도는 3단계 여행제한 지역이었다. 불요불급한 사안이 아니면 여행을 자제하고 정부는 적어도 위험지역 여행 상품만이라도 판매를 중단시켜야 한다. 여행과 이동의 자유를 법으로 막을 수 없지만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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