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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올림픽] 심석희 앞세운 여자 쇼트트랙, 계주에선 울지 않는다
지난 2010년 2월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열린 밴쿠버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주자 조해리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양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선수들은 링크 위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했지만 이들의 환호는 오래가지 않았다. 분주하게 움직이던 심판들이 한국을 향해 ‘임피딩(impedingㆍ고의로 방해하기)’ 판정을 내렸다. 실격이었다. 격렬한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석연치 않은 판정이었다.

경기 후 당시 대표팀 막내였던 박승희는 “왜 이런 판정이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이후 계속된 한국 여자 쇼트트랙 계주의 4회 연속 금메달 레이스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후 4년이 지났다. 당시 금메달을 ‘강탈’ 당한 박승희(22·화성시청)와 조해리(28·고양시청)가 설욕에 나선다. 신예 심석희(17·세화여고), 공상정(17·유봉여고), 김아랑(19·전주제일고) 역시 가세했다. 한국은 18일(한국시간) 오후 6시30분 중국ㆍ이탈리아ㆍ캐나다와 결승에서 메달을 다툰다. 


밴쿠버에서 막내였던 박승희는 이제 조해리와 함께 팀의 중심을 잡는 언니가 됐다. 신예 심석희와 공상정, 김아랑은 강한 스피드로 우승을 견인할 예정이다.

대표팀 에이스 심석희는 지난 15일 쇼트트랙 15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후 “아직 경기가 두 개(3000m 계주ㆍ1000m)나 남았다”며 각오를 다졌다. 심석희는 특히 소치에 입성하면서 “개인전보다는 다같이 힘을 합쳐야 이기는 종목인 계주에서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고 할 만큼 4년 전 중국에 뺏긴 계주 금메달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분위기는 좋다. 지난 10일 열린 3000m 준결승에서 대표팀은 2위와 격차를 크게 벌리며 결승에 올랐다. 이날 심석희-박승희-김아랑-조해리 순으로 계주에 나선 대표팀은 헝가리ㆍ 캐나다ㆍ 러시아와 맞서 초반부터 여유롭게 경기를 이끌었다. 심석희가 선두를 잡은 이후 한국은 한번도 선두를 뺏기지 않고 결승선을 밟았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해 10월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 3000m 계주에서도 중국을 가볍게 누르고 우승했다.

500m 결선에서 두 번이나 넘어지고도 동메달을 획득한 박승희는 17일 훈련 후 “대표팀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밝게 웃으며 “무릎 통증이 아직 있지만 정신력으로 이겨내겠다. 4년 전 중국에 뺏긴 계주 금메달은 반드시 되찾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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