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집값이 별로 오르지 않은 지역에서 ‘반전세'(보증부 월세) 증가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반전세 증가는 저소득층이 외곽으로 밀리는 현상과 밀접한 것으로 나타나 생활 환경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은 19일 ‘보증부 월세가구(반전세) 증가 지역의 특성’ 보고서를 통해 김포시, 서울 관악구 등 집값 상승폭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구의 반전세 전환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 내 66개 시군구를 가운데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수도권에서 자가로 거주하는 가구 감소와 반전세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곳은 8개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8.3%p), 오산(8.3%p), 관악구(8.1%p), 광진구(6.4%p), 인천 남동구(6.2%p), 안산시(6.0%p), 용인시(5.9%p), 인천 계양구(5.9%p), 고양시(5.9%p) 등의 순으로 반전세 증가폭이 컸다.

이 지역의 특징은 ’2005년 기준 전세로 거주하는 가구 비중이 더 높았고', ‘주택공급이 증가해 1000명당 주택수가 증가했으며', ‘5년간 주택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 증가 폭이 낮은 지역'이란 점이다. ’버스 등 대중교통 분담률이 높은 지역‘이란 점도 공통점이다.주택산업연구원은 “매매차익 기대감이 줄어든 지역과,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접근성이 양호한 지역에서 반전세가 늘었다"며 “저소득층의 반전세화가 빠르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소득층 가구 중에서 자가로 거주하는 가구 비중은 2006년 64.71%에서 2012년 58.67%로 6.04%포인트 낮아졌다. 반대로 이들 가운데 전세로 거주하는 가구는 6.24%포인트 증가했다.

저소득층은 2006년부터 2012년 까지 반전세로 거주하는 가구 비율은 26.5%에서 35.3%로 10%포인트 증가한 반면, 전세로 거주하는 가구 비중은 10%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로 거주하던 가구가 반전세나 월세로 이사한 경우, 직장까지 통근하는 시간이 2006년 24.9분에서 2010년 36.6분으로 11.7분 증가해 생활 여건은 더 어려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월세나 반전세로 이사한 가구는 직장에서 더 먼 지역으로 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빠르게 반전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이 저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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