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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치올림픽]“짜다…” 김연아도 갸웃하게 만든 어이없는 심판 판정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짜다….”

김연아(24)는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을 하며 옆에 있던 신혜숙 코치를 보고 웃었다. 신 코치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고의 점프, 최고의 기술, 최고의 연기. 더 이상 완벽할 수 없는 퍼펙트 연기였지만 심판들의 점수는 예상 밖으로 박했다. 더 문제였던 것은 마지막 조 선수들에게 기대 이상의 후한 점수를 줬다는 점이다. 일관성 없는 심판 판정이 전세계 피겨 관계자와 팬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의 2연패를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은 심판진의 일관성 없는 판정이 될 듯하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 없는 빼어난 연기로 74.92점 시즌 최고점을 기록했다. 김연아는 2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74.64점)를 0.28점의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러시아·65.23점), 아사다 마오(일본·55.51점) 등 주요 경쟁자로 예상되던 선수들은 부진에 빠져 뒤로 처졌다.


예상치 못한 선수들이 ‘깜짝 고득점’에 성공하면서 프리스케이팅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날 김연아는 기술점수(TES) 39.03점과 예술점수(PCS) 35.89점을 받았다. 전광판에 점수가 떴을 때부터 다소 박하다는 느낌을 주는 성적이었다. 자신의 전매특허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켰음에도 수행점수(GOE)는 2010 밴쿠버올림픽 당시(2.00점)에 미치지 못하는 1.50점에 그쳤다. 트리플 플립에서도 심판진은 가산점을 1.10점 주는 데 그쳤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마지막 조 두번째로 경기에 나선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가 큰 실수 없이 프로그램을 소화하자, 심판진은 무려 74.12점의 높은 점수를 안겼다. 코스트너의 PCS는 심지어 김연아를 뛰어넘는 36.63점에 달했다.

이어 출전한 또 한 명의 러시아 기대주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는 무려 74.64점의 높은 점수를 선물받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정재은 이사는 “김연아의 순서까지만 해도 ‘전체적인 경향이 박한 편’이라고 이해할 수 있었으나, 갑자기 점수를 퍼주기 시작했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정 이사는 “기본점이 10.10점에 달하는 고난도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김연아가 정확히 뛰었음에도 GOE는 1.50점이었는데, 소트니코바의 트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8.20점)는 1.60점을 받았다”면서 “기본점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쉬운 점프라는 이야기인데, 이렇게 높은 GOE를 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정 이사는 코스트너의 높은 PCS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지적은 하지 않았지만 마찬가지로 큰 감동을 주는 연기로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연아는 “연기 순서가 앞쪽이라 영향을 받은 것 같으냐”는 질문에 “경기에 나서기 전까지 저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했지만, 불리했던 점이 없지 않다”면서도 “지금 말해도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내일만 생각하겠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한편 김연아는 21일 오전 24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마지막 순서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친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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