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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용동 대기자의 파워부동산> 수익형 부동산 난무하는데…과잉공급 여부 철저히 따져야
업체신뢰도 확인하고, 임대수요 꾸준한 곳이 명당

[헤럴드경제=장용동 대기자]‘8100만원 투자로 연 임대수익 1800만원 가능, 임대수익률 15%의 아파트’ ‘확정 수익 연 11%의 호텔 투자’ ‘2120만원 투자로 월 50만원 임대수익 보장 오피스텔’.

그야말로 부동산 시장 해빙과 함께 투자자를 불러모으는 분양 판촉전이 뜨겁다.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상가에 집중됐던 수익형 부동산 투자 홍보전이 아파트에 이어 분양호텔까지 번지고 있다. 저금리로 오갈 데 없는 여유 자금을 감안하면 이 같은 홍보 카피들은 달콤하기까지 하다. 짭짤한 월 임대수입을 꿈꾸는 은퇴자들에게 1억2000만원 투자에 연 20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니 웬 횡재인가.

물론 수익성이 보장되는 알짜 부동산이 없는 게 아니다. 광화문 오피스텔에 1억4000만원을 투자해 7년간을 월 85만원씩을 꼬박꼬박 받고 자산가치마저 2억3000만원대로 상승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깡통 오피스텔’과 ‘깡통 상가’ ‘깡통 아파트’를 경험한 것이 불과 2~3년 전이다.

높은 수익률 보장만을 믿고 빚을 내 투자했다가 원금까지 날리고 투자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한때 최고의 투자지역이던 강남역세권조차 임대수익률이 5%대로 추락할 정도로 변동성이 큰 게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다. 외곽지로 나가면 고수익률은 고사하고 시행사, 시공업체 부도로 약속이 이행되지 않아 입주조차 못한 곳도 허다하다. 막상 운용해보니 임대수익은커녕 매달 대출 이자와 관리비만 내야 하는 골칫덩어리 수익형 부동산도 널려 있다. 재차 도지고 있는 수익형 부동산 과잉 판촉 및 투자의 유의점을 간추려본다.

▶서울 요지도 5%대 불과, 빛 좋은 개살구=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임대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은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 상품으로 떠올랐다. 임대수익률이 7~9%대에 달해 투자자들이 짭짤한 임대수익을 올린 것도 사실이다. 저금리로 몸살을 앓던 여유 있는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이나 고령화 계층의 투자가 이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틈새 투자상품으로 각광받던 이들 상품의 수익률이 곳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근 2~4년간 집중적으로 공급이 이뤄진 데다 자산가치마저 하락, 공실률이 높아지고 팔려고 해도 쉽사리 매각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 2~3년 동안 오피스텔이 집중적으로 공급되면서 청약 경쟁이 치열했던 강남권의 경우 소형(58㎡)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90만원 수준이다.

현재 매매가가 2억2000만~2억3000만원 선에 달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연간 임대수익률은 불과 5% 남짓하다. 한때 투자자들의 인기를 끌었던 도시형 생활주택도 마찬가지다. 외곽지 대부분 월 50만~70만원의 월세를 받고 있다. 2억원대 이상의 투자자금을 감안하면 투자수익률은 4% 정도에 불과하다.

각종 세금과 공실률 기간 등을 감안하면 투자수익률은 더욱 낮아진다. 2%대의 정책자금을 활용, 지역별 수요를 감안하지 않고 마구잡이식으로 지어댄 결과다. 오피스텔이나 도시형 생활주택에 비해 상가는 더욱 극심하다. 경기 불황 여파까지 겹치면서 테마상가 및 근린상가는 아예 입점조차 되지 않는 곳이 허다하다.

최고의 상권인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조차 불 꺼진 건물이 보일 정도다. 층별로 나눠 분양됐던 강남권 섹션 오피스 등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판교 등지로 기업이 이전하면서 공실률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은 공급 과잉에 인구 이동, 고분양가, 경쟁 상품 등장 등의 요인이 겹쳐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별 상품 외에 지역 전체 공급량을 감안해야=부동산 시장이 성숙되고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투자 패턴이 수익성 위주로 급변하고 있다. 투자수익률이 중요한 게 바로 이런 이유다. 하지만 개별 상품의 투자수익률 못지않게 지역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현재의 목표수익률은 분양 시 예측일 뿐, 입주 후의 주변 임대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를 보여주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 예컨대 서울 마포로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을 참고해 새로 짓는 오피스텔의 임대료를 계산하는 것은 착시 현상일 뿐이다. 임대 수요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공급이 지속된다면 임대료는 더욱 낮아질 공산이 크다. 7% 수준이던 마포로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이 5%대로 하락한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

서울 송파구 등에서 잇달아 분양된 오피스텔의 경우도 2015년 입주 시점에는 공급 과잉 여파를 겪을 전망이다. 인기 속에 분양된 세종시를 비롯해 광교신도시 등이 입주 부진에 시달리는 것도 단기 과잉 공급 여파 탓이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되는 경우도 있지만 과잉 공급 여파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사례도 많다.

지난 90년대 신축 러시를 이룬 테헤란로 오피스빌딩이 채워지는 데에 10년 이상이 소요됐다. 최근 제주의 호텔 분양도 같은 맥락이다. 수익성 부동산임을 내세우며 연 10%대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하고 있다. 한 개의 개별 호텔이 들어설 경우 이 같은 횡재(?)는 가능할 수 있다. 늘어나는 제주 관광객의 추이와 현재의 객실 수준 등을 감안하면 능히 고수익이 예상된다. 문제는 계속해서 이 같은 호텔이 들어선다는 데에 있다.

현재 계획되고 있는 호텔만도 5~6개 정도에 달할 정도다. 이들 호텔이 똑같은 분양 방식으로 계획, 완공된다면 추후에 약속된 수익성 보장은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2000년대 중반 번창했던 명동의 밀리오레 상가의 경우도 주변 상가 건설 붐으로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급락, 결국 좌초된 경우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향후 해당 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규모의 물량이 추가로 공급될지를 분석해보는 것이 수익형 부동산의 제1 투자원칙이다.

도심권에 위치한 수익성 부동산 투자가 유리한 것도 더 지을 땅이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구 흡입시설 여부를 살피는 게 우선이다.

▶분양관리 주체의 신뢰성을 따져라=말썽을 빚은 대부분의 수익형 부동산은 대부분 개발 주체가 여럿이고 복잡하다. 예컨대 땅주인 따로 있고 시행사, 건설사, 분양업체 등이 제각각이다. 개발자금 조달 역시 최초 땅 매입자금을 제2금융권 등에서 비싼 이자의 브리지론으로 조달하고 사업 승인 과정에서 건설사가 보증을 서고 금융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자금(PF)을 대출받는다.

이어 건설회사가 수주, 분양업체가 이를 분양하는 식이다. 이 같은 복잡한 과정 탓에 제각각 수익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분양가도 비싸지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또 분양이 제대로 안 돼 현금 흐름이 깨지고 업체가 경영 부실로 부도가 나게 되면 사업이 복잡하게 꼬인다. 공사가 중단되고 금융권이 압류하게 돼 분양자들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해당 수익셩 부동산이 어떤 과정에서 의해서 만들어지고 개발 주체가 믿을 만한지를 철저히 따져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 무턱대고 분양업체의 말만 믿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투자 리스크가 큰 셈이다. 또 분양업체가 임의로 분양,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도 종종 생겨난다.

완공 후 임대까지 보장하는 조건으로 분양을 했지만 유명무실한 경우도 허다하다. 대리임대인을 내세워 1~2년 임대 후 그다음에는 나 몰라라 하는 식이다. 임대수익률 보장 역시 허구인 경우가 많다. 분양 당시와 입주 후의 임대 시장 환경이 달라져 애를 먹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관리 주체 역시 신뢰도 없는 업체로 응급 설립, 노하우도 없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계약과 다른 경우가 많다.

임대료를 받아 관리수수료를 떼고 수익을 돌려주는 약속이 종종 깨지기도 한다. 이 같은 불신 해소를 위해 최근 분양업체들이 다양한 안전망을 분양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분양자의 관리 및 완공 후 소유권 이전까지 신탁사가 진행을 맡도록 해 공사비 마련은 물론 계약자의 소유권 이전까지를 신탁사가 보증하도록 하고 있다. 진일보된 사례다.

준공 후 임대분쟁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년 동안 장기 임대계약을 맺어놓고 분양계약과 동시에 투자자에게 임대차계약을 맺도록 하는 안전장치도 선뵈고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완전신뢰성을 담보하기가 힘들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쇼크,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등과 마찬가지로 경제 쇼크가 닥치면 주체별로 형편이 다를 수밖에 없고 건축법에 의한 분양상품이어서 보증조차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계약을 서두르기보다는 분양 주체들의 신뢰성을 먼저 따지는 게 우선이다. 또 빚을 내서라도 수익형 부동산을 분양받는다는 인식 자체도 바꿔야 한다. 호텔ㆍ오피스텔 등처럼 틈새 상품보다는 아파트 등 대중적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추후 거래나 안정성 면에서 유리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ch100@heralr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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