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윤현종 기자] 대규모 공원을 가까이 둔 아파트가 주목 받고 있다. 소위 ‘그린 프리미엄’ 때문이다. 주변 환경이 개선돼 삶의 질도 덩달아 올라간다. 이 단지들은 공원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고, 산책과 운동 등 여가 활동도 보장받을 수 있어 집값도 잘 내려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 따르면 2003년 서울시가 ‘서울숲 개발계획’을 발표한 후 인근 성수동 일대엔 큰 변화가 있었다. 2005년 서울숲 개원, 2008년 첨단 지식산업센터 건립, 2012년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 등 입지ㆍ생활ㆍ교통 호재가 줄을 이었다.

또 초고층 주상복합 및 기업 사옥 등 각종 개발 사업은 물론 성동밴처밸리도 조성돼 이곳은 신(新) 업무지구가 됐다는 평가다. 

마곡지구에서 조성 중인 보타닉 공원 ‘서울 화목원(가칭)’ 조감도

집값도 자연스레 뛰었다. KB 시세에 따르면 성수동 현대아파트(1990년 입주) 전용면적 84㎡는 서울숲 개발계획 완료 전인 2004년 5월엔 3억500만 원대를 형성했지만, 공원이 문을 연 2005년 5월 3억3000만 원대로 2500만 원 올랐다. 같은 해 7월엔 4억500만원으로 7500만원이나 뛰었다. 그 뒤로도 가격은 꾸준히 올라 1월 현재 5억4500만원대 시세를 형성 중이다.

올 1월부터 시행 중인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도시공원은 해당 지역 내 거주민 1인당 6㎡, 개발제한구역 및 녹지지역을 제외한 지역 내 도시공원은 1인당 3㎡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여러 시설이 들어선 도심의 특성상 대형 공원을 새로 만들기란 사실상 어렵다. 공원 옆 인근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그만큼 올라간 이유다.

현재 서울엔 강서, 용산, 마포 등지에 대규모 공원이 조성 중이며 인근 대단지들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대규모 공원조성 인근 분양단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는 여의도공원 2배 크기의 보타닉 공원이 들어선다. 마곡지구 토지이용계획에 따르면 지구 전체 3.665.336㎡ 중 21%인 770.246㎡의 공간이 녹지화 된다. 보행자 도보를 중심으로 중앙공원, 근린공원등 총 18개소의 공원을 설치한다. 중앙공원 조성은 연말에 끝난다. 이곳 주변에 공항동에서 ‘마곡 힐스테이트’가 3월에 공급된다. 이 아파트는 지하 2 ∼지상 15층, 8개동, 전용면적 59~114㎡, 총 603가구로 구성됐다.

삼성물산이 상반기 분양할 예정인 용산구 한강로2가 주변은 서울을 대표하는 대규모 공원이 조성된다. 이곳은 미군기지 이전 자리로 국토교통부는 용산공원을 단순한 생태공원이 아닌 민족ㆍ역사ㆍ문화적 상징성을 가진 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용산공원 조성사업은 핵심인 공원과 주변지역 개발이라는 두 가지 큰 틀에서 추진되며 사업도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특급 공원 조망이 가능한 ‘래미안 용산’은 지하 9 ∼ 지상 40층, 2개 동의 주상복합단지다. 오피스텔은 전용 42∼84㎡ 782실, 아파트 전용 135~240㎡ 195가구(펜트하우스 5가구 포함) 등 총 977가구로 지어진다.

마포구 당인리 발전소(서울 화력발전소)도 공원으로 조성된다. 당인리 발전소는 세계 최초로 도심 지하 내 건설되는 화력발전소다. 지난해 9월 착공했으며 2016년 완공된다. 발전소가 지하화 하면서 지상 부지면적 11만8779㎡ 가운데 9만5054㎡(예상 공원 면적, 마포구청)를 공원과 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 발전시설을 제외한 부속건물은 전망대나 도서관, 박물관, 공연시설 등으로 리모델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분양 중인 인근 아파트들도 혜택을 보고 있다. 아현뉴타운 3구역에 들어서는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는 최근 한달 사이 25건의 계약이 이뤄졌다. 이 단지는 지하 6 ∼지상 30층 44개동, 전용면적 59∼145㎡ 총 3885가구의 대단지다. 전용면적 59∼84㎡와 대형인 145㎡는 완판됐다. 114㎡만 일부 남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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