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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오공의 통큰 마케팅 행보, ‘완구부활’ 밑거름될까
#. 지난 23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D1홀. 아직 쌀쌀한 아침 공기를 뚫고 수 천명의 어린이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 손에는 부모님의 손을 잡고 다른 손에는 팽이완구를 든채 나타난 어린이들의 정체는 바로 이날 손오공이 주최한 ‘최강탑플레이트 내셔널 최강 챔피언십’<사진>의 예ㆍ본선 진출자들. 유치원에도 들어가기 전인 4살배기 꼬마부터 초등학교 6학년생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장난감시장 강자인 손오공(대표 최신규)이 ‘완구붐’ 조성에 거액을 쏟아붓고 있다.

손오공은 최근 코엑스에서 3000여명의 관객이 모인 가운데, 자사의 팽이완구 ‘탑플레이트’를 주제로 한 전국규모의 경연대회를 열었다. 탑플레이트는 손오공이 3년여의 기획 끝에 지난해 8월 말 출시한 야심작이다. 플라스틱 장치로 회전력을 극대화한 팽이를 발사해 다른 팽이와 힘을 겨루는 완구다. 


경연대회는 손오공이 지난해 9월부터 전국 20여개 도시에서 진행해온 지역예선의 결선 격으로, 지역예선에만 2만여명의 어린이가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구업체가 단일 품목으로 이런 대규모의 행사를 개최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손오공은 이 행사에 억대의 비용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행사 준비와 철수기간을 포함한 행사장 대관료와 운영비만 수천만원대에 이르는데다, 이날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총 540만원의 장학금과 자사의 다른 완구를 홍보하기 위한 체험부스, 행사 진행용 기자재 설치비용 등을 포함하면 투자액수는 더 불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손오공은 이 완구의 흥행을 위해 희원엔터테인먼트, 투니버스 등과 공동투자 형식으로 순수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 ‘최강! 탑플레이트’를 사전 제작, 완구 출시와 동시에 SBS에서 방영을 시작하기도 했다.

손오공의 이런 행보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인지도가 상승한 탑플레이트를 어린이들의 놀이문화로 확장, 완구흥행에 힘을 보태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손오공은 지난해 3/4분기 영업손실 7억1000만원, 당기순손실 7억7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국내 완구시장 침체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3억5600만원으로 27.6%나 감소했다.

비록 계열사인 게임유통업체 손오공IB가 인기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PC방 유통을 담당하면서 같은 기간 매출 73억원, 순이익 39억원을 달성,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지만 주력인 완구사업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즉, 지난해 말 새롭게 출시한 완구 라인업의 흥행을 통해 올 상반기에는 매출 반등의 기회를 만들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출시한 ‘카봇’의 스페셜 영상을 매주 월요일마다 유튜브에서 무료 공개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손오공 관계자는 25일 “경연대회를 통해 컴퓨터 게임에만 빠져 있는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놀이문화를 전파하려는 것”이라며 “완구의 인기를 유지하는 효과도 있어 장기적으로는 의미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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