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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멈추지 않는 광풍 ‘스크린셀러’…출판계 허약한 체질 여전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1000만 관객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과 SBS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베스트셀러 차트 상위권을 휩쓸며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집계하는 2월 마지막 주(2월 21일~2월 27일) 베스트셀러 차트에 따르면 ‘별에서 온 그대’에 등장해 화제를 모은 케이트 디카밀로의 동화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 지난주에 이어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겨울왕국’의 인기 여파는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영화의 내용을 그림책으로 재구성한 ‘Disney 겨울 왕국 무비 스토리북’는 2위, 미국에서 정식 출간된 원작에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덧붙인 ‘겨울왕국 FROZEN’는 4위, ‘겨울 왕국(디즈니 무비 클로즈업 4)’는 6위, ‘디즈니 겨울왕국 스티커북 500’는 9위에 오르며 차트 상위 10위 권 내 절반 가까이를 휩쓸었다.


올 초부터 주간 베스트셀러 정상의 자리는 ‘스크린셀러’와 ‘드라마셀러’가 독식하고 있다.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지난 1월 셋째 주부터 2월 첫째 주까지 4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월 둘째 주와 셋째 주 1위는 ‘디즈니 겨울왕국 무비 스토리북’이었다.

이 같은 ‘스크린셀러’의 광풍은 상대적으로 다른 장르의 문화보다 허약한 출판계의 허약한 체질을 방증한다. 2009년 번역 출간한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의 지난 5년 간 판매량은 1만 부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책은 드라마에 등장한 뒤 판매량이 급등해 보름 만에 무려 5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지난해 12월 펴낸 ‘출판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오락문화비에서 책 구매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8년 20.6%에서 2013년 12.5%로 감소했다. 전국 2인 이상 가구 월평균 서적 구매비 역시 2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2013년 1분기(1~3월)만 해도 2만 5449원이던 월평균 서적 구매비는 3분기(7~9월)에는 1만 7857원에 그쳤다. 일부 출판사들은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저자와 독자의 거리를 좁히는 등의 자구노력을 펼쳐 호평을 얻고 있지만, 방송과 영화로부터 파생돼 유행처럼 번지는 영향력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한 출판사의 기획자는 “매년 경제연구소가 CEO 추천도서를 발표하면 베스트셀러 차트가 온통 추천도서로 뒤덮이는 등 방송이나 영화뿐만 아니라 출판계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적 요소가 많다”며 “가장 큰 문제는 인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좋은 책들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된다는 점”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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