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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호 작가, 글로 그림을 그렸다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선비가 동자와 함께 안개 낀 계곡을 걷고 있다. 멀리서 볼 땐 수묵화지만 한 발 다가서니 깨알같이 작은 글씨들이다. 학창시절 지긋지긋했던 숙제, ‘깜지’ 혹은 ‘빽빽이’가 떠오른다. 반복된 문장, 겹쳐진 글자들은 텍스트로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텍스트는 명암을 입고 이미지로 전환되어 한 폭의 그림을 구성한다.

한성대 회화과 출신인 유승호(40)는 깨알같은 글씨를 이용해 그림을 그린다. 확장과 반복, 축소와 변형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거리에 따라 다른 작품을 만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한 발짝 멀어지면 산과 강, 구름, 인물로, 가까이서 보면 암호같은 텍스트다. 작가가 활용하는 글자는 대부분 의성어나 의태어로 아무런 의미가 없다. 글자와 이미지의 관계를 고민해 보게 하는 유승호의 작품은 종로구 두산갤러리 유승호-함진 작가의 2인전 ‘클로즈업 (CLOSE-UP)’에서 3월 5일부터 4월 12일까지 만날 수 있다. 

**유승호 ‘낭만에 대하여’ , 종이에 잉크, 160×65.1㎝, 2012-2013.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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