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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그레이드 퀸’ 박인비, 올해 더 강해졌다 “에비앙대회 후 결혼”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뒤 만난 ‘골프여제’는 2014년 목표를 묻자 “올해보다 조금 더 행복한 골퍼 되기”라며 수줍게 웃었다. 63년 만의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 한국인 첫 ‘올해의 선수’, 2년 연속 상금왕, 한국인 시즌 최다승(6승). 지난해 그가 쓴 눈부신 성적표다. 주변에선 아직 한국 선수가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을 부추기지만 그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4년 간의 긴 슬럼프를 벗어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이었던 “행복한 골퍼되기”가 여전히 유일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골프여제’ 박인비(26ㆍKB금융)가 그의 소망대로 올해는 더 행복한 골퍼가 될 것같다. 일찌감치 시즌 첫 우승을 신고했고 지난해보다 모든 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게다가 7년간 사랑을 키웠던 약혼자와 결혼도 앞당겼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9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의 미션힐스 골프장 블랙스톤 코스(파73·6206야드)에서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합계 24언더파 268타를 기록, 세계 2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ㆍ19언더파 273타)을 5타차로 따돌리고 역전승을 거뒀다. 1,2라운 단독선두로 기세를 올렸던 페테르센은 ‘조용한 암살자’ 박인비의 맹추격에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덕분에 박인비는 10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페테르센과 격차를 더욱 벌리며 48주 연속 1위를 굳게 지켰다.

박인비와 약혼자 남기협씨(뒤 오른쪽). 사진 뒤 왼쪽은 박인비의 할아버지 박경준 옹.

박인비는 지난해 2월25일 시즌 첫 출전한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생애 최고 시즌의 서막을 열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약 열흘 늦게 우승을 신고했지만 여전히 빠른 페이스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개 대회를 포함해 세번째 출전한 대회 만에 나온 우승이다.

무엇보다 플레이가 더욱 업그레이드됐다. 박인비는 동계 전지훈련 기간 호주에서 5주 동안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했다. 근육량을 늘리면서도 체중은 2kg 줄였다. 지난해 상반기 거침없는 질주를 펼치다 후반기 들어 체력 저하로 부진했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단단해진 체력은 안정된 플레이로 이어졌다. 대회 초반 느린 그린에 고전했던 박인비는 3,4라운드 들어 그린 스피드가 빨라지면서 신들린 듯한 컴퓨터 퍼트를 과시했다. 1,2라운드 30개를 넘었던 평균 퍼트수가 3,4라운드에선 27~28개로 뚝 떨어졌다. 박인비의 안정된 샷은 LPGA 평균 타수 1위(69.5타)로 증명된다. ‘톱10 피니시율’에서도 100%(혼다 LPGA 타일랜드 준우승, HSBC 챔피언십 4위)로 1위다. 박인비는 “사실 작년이 퍼트가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 초반에는 작년만큼 퍼트가 잘 안됐다. 하지만 모든 샷이 잘 되고 있고 심리적으로도 편안하다”고 자신감있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오랜 동반자인 피앙세 남기협(33) 코치와 결혼시기를 앞당겼다. 박인비는 이날 우승 후 “원래는 시즌 끝나고 결혼하려고 했는데 11월이면 야외 결혼식에 오신 하객들이 추울 것같아 시즌 중 결혼하기로 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박인비는 오는 9월 중순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국내서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다. 신혼여행지는 “골프를 잊고 허니문을 즐기기 위해 몰디브로 결정했다”고 했다. 박인비의 ‘행복한 골퍼’ 행보가 올시즌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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