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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원격진료 시범사업 전향 검토”, 의협 “대화 임하겠다”
정부가 오는 24~29일로 예고된 대한의사협회(의협)의 2차 집단 휴진을 막기 위해 원격의료 도입 관련 수정안을 제시하고 의협이 이를 수용한다고 밝혀 정부와 의협간 타협의 실마리가 나오고잇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12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의사협회의 집단휴진 강행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고 국민께서도 어떠한 이유로도 이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 원격의료와 관련, 의협에서 걱정하는 사안에 대해 국회 입법과정에서 시범사업을 통해 검증하는 것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소 진전된 ‘협상안’을 제시했다.

정부는 지난 6일 차관회의에서 원격의료 시행과 관련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11일 국무회의에 이를 상정하지 않았다. 10일 원격의료 도입에 반대하는 의협의 집단휴진이 강행되는 등 논란이 커지자 현 시점에서 무리하게 법 개정을 밀어붙이지 않고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정부-의료계 충돌의 주요 배경 중 하나인 원격의료 도입과 관련, 정부는 “진정성 있는 대화 의지를 보이기 위해 의료법 개정안의 국무회의 상정을 유보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정부는 기본적으로 우선 원격의료 도입을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이후 시범사업을 통해 문제를 파악하자는 입장인 반면, 의협은 법 개정에 앞서 시범사업부터 거쳐야한다고 주장해왔다. 담화문안 대로라면 이제 정부가 “의협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협상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또 정부는 “의료계 발전을 위한 건강보험 제도 개선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려고 한다”며 의사들이 한 목소리로 촉구하는 수가(의료서비스 대가) 현실화(인상) 관련 대화에 응할 의사도 내비쳤다. 정부도 ‘강경 대응’ 입장만 되풀이하기에는 2차 집단 휴진이 강행될 경우 여파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1차 집단 휴진의 경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속한 의사들의 호응이 거의 없었던데다, 동네 의원급의 휴진 참여율조차 20% 남짓(정부 집계)에 불과해 큰 혼란 없이 위기를 넘겼지만 2차 집단 휴진에 응급실 인원 등 필수 의료인력까지 참여할 경우 자칫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14년만에 ‘의료대란’이 재연될 수도 있다. 이미 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소속 전공의까지 2차 휴진 동참을 결정함에따라 초대형 병원 5곳, 이른바 ‘빅5’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을 제외한 모든 병원의 전공의들이 24일부터 일손을 놓기로 했다. 파국이 점차 현실이 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의협도 정부의 대회의지에 즉각 호응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는 12일 발표된 국무총리 대국민 담화문과 관련해 “투쟁하는 의사협회와 대화는 없다며 면허취소와 행정처분을 예고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온 정부가 태도를 바꾸어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어제일자인 지난 11일 정부가 국무회의 통과 예정이었던 원격의료법 개정안 상정을 미룬데 이어, 금일 원격의료와 관련하여 입법 전 시범사업 시행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건강보험 제도개선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사를 밝힌 것은 정부가 진일보한 태도 변화를 보인 것으로 판단하며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의협은 “의협은 “의사들이 국민으로부터의 오해와 비난의 위험성을 무릅쓰고 투쟁을 시작한 것은, 잘못된 의료제도가 시행되면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국민건강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막는 것도 의사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의협 투쟁위원회 방상혁 간사는 “10일 총파업에 이어 앞으로 전면 총파업이 강행되는 것에 대해 의사들도 큰 윤리적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며 “의협이 먼저 대화를 제의하였고 정부가 한 발 물러선 만큼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방상혁 간사는 “그러나 만일 오늘의 담화문이 정부의 명분쌓기에 지나지 않고 대화 과정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문제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24일 총파업은 결행될 것이고 이는 정부의 책임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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