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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동북아 카지노 허브’ 경쟁에 뛰어든 한국
카지노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도박ㆍ환락의 음습한 뒷골목’ 양면의 이미지를 지닌다. 많은 나라들이 카지노가 돈 되는 사업임을 알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하는 이유다. 하지만 요즘 우리 주변 경쟁국 움직임을 보면 이런 고민을 할 새가 없다. 도박을 금기시했던 싱가포르는 2010년 국익 차원에서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를 열어 연간 6조원의 매출, 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마카오는 중국 본토에서 ‘원정 도박’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지난해 카지노 매출만 47조3000억원대에 달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7배 규모다. 일본도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맞춰 도쿄·오사카·오키나와 등지에 5조~10조원이 투입되는 4개소의 복합리조트를 건설해 관련 서비스산업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18일 중국과 미국계 합작회사인 LOCZ코리아에 영종도 내 카지노 사업권 허가를 내준 것은 이런 동북아의 경쟁적 흐름에 본격 뛰어들겠다는 결심으로 보인다. LOCZ 측은 복합리조트 운영 3년 차인 2020년에 연간 약 110만명을 유치해 국내총생산(GDP)의 약 0.25%인 2조7000억원의 경제효과와 3만5000명 이상의 고용효과를 전망한다.

우리가 출발은 늦었지만 경쟁국을 제치고 카지노 산업의 동북아 허브로 부상할 뛰어난 입지를 갖추고 있다. 인천공항이 소재한 영종도에서 비행거리 2시간 이내에 있는 인구 100만이 넘는 도시는 147개에 이른다.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부자들이 많은 도시가 몰려 있다. 마카오, 싱가포르보다 접근성이 뛰어나 중국 큰손들의 발걸음을 돌려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영종도에는 LOCZ 외에도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 라스베이거스샌즈 등 3~4개 외국 기업이 진출 여부를 타진 중이다.

그러나 카지노시장 개방을 놓고 장밋빛 기대만 부풀려서는 안 된다. 투기성 자본의 국내 유입이나 환락산업 조장 등 부작용을 잘 관리하는 게 큰 과제다. LOCZ에 대한 이번 적합 판정은 어디까지나 예비허가에 불과하다. 3년 후 본허가를 내주기 전에 계획대로 투자를 이행했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투기성 자본의 ‘먹튀’를 막기 위해 카지노 허가를 3년 단위로 갱신토록 했고 사업권 양수ㆍ양도 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지만 주식회사제 도입 검토 등 빈틈을 더 메워 놓아야 한다.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는 ‘오픈 카지노’ 논란도 예상되는 만큼 공론을 모으는 논의도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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