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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자인과 삶의 조화…DDP, 길을 제시하다
콘텐츠 시험대가 된 개관전
동대문운동장의 여운 담긴 스포츠展
건축가 철학 드러나는 자하하디드展
한국문화의 뿌리 엿보는 간송문화展


옛 동대문운동장 부지에 들어선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가 21일 문을 열고 일반에 공개됐다. 소요비용만 4840억원, 주변환경 및 역사적 배경을 무시한 건축물, 동대문에 불시착한 UFO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DDP는 이제 콘텐츠로 평가 받게 됐다. 백종원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디자인이 세상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라는 화두에 대한 답으로 디자인의 정의ㆍ역할ㆍ활용을 재정립하는 5개의 전시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과연 DDP는 디자인 메카로서 위상을 정립할 수 있을지, 첫 시험을 치르는 개관전을 살펴보자.

▶동대문운동장의 역사, 디자인으로 잇다… ‘스포츠디자인’전=동대문역사공원역 1번 출구로 나와 안내소 쪽으로 가면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전시다. 디자인전시관 지하 2층에서 열린다. ‘더 높이, 더 빨리, 더 멀리’ 나아가고자 하는 스포츠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보여준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레이싱카로 꼽히는 윌리엄스 F1, 2주 만에 30개의 세계기록을 깬 스피도 수영복을 비롯해 황선홍 선수의 축구화 등이 준비됐다. 스포츠와 디자인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 받는지 살펴볼 수 있다. 농구선수 쑨밍밍의 실제 크기 실루엣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나’를 만나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다. 일반 8000원.

▶한국 창조문화의 뿌리… ‘간송문화’전=봄ㆍ가을 전시로 일년에 두 번만 공개돼 미술애호가들을 애달프게 했던 간송 전형필의 컬렉션이 DDP에 둥지를 텄다. ‘간송문화’전은 21일부터 9월 28일까지 진행되는 1부에선 국보 제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훈민정음 혜례본’을 비롯해 국보 제135호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첩 ‘혜원전신첩’, 영국인 변호사 존 개스비로부터 찾아온 명품 고려청자 컬렉션으로 짜여졌다. 길이 8m18㎝에 이르는 현재 심사정의 ‘촉잔도권’ 전체가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반 8000원


▶논란의 건축가, 열정의 디자이너… ‘자하하디드_360도’전=디자인놀이터 4층에선 DDP의 건축가인 자하 하디드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자하하디드_360도’전이 열린다. ‘건축가’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패션ㆍ산업ㆍ가구 디자인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자하 하디드의 크리에이티브를 만날 수 있다.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물을 닮은 ‘리퀴드글라스 테이블’, 파격적 형태의 ‘노바 슈즈’, 대리석으로 제작된 ‘머큐릭 테이블’ 등 독특한 디자인 작품이 선보인다. 일반 4000원.

▶현세대 디자이너들의 사표(師表)… ‘엔조 마리 디자인’전=DDP 메인빌딩에서 나와 이간수문 전시장으로 가면 ‘모두를 위한 디자인’ 즉 디자인 윤리를 고민했던 이탈리아 디자이너 엔조 마리(82)의 50년 생애를 다룬 ‘엔조 마리 디자인’전을 만날 수 있다. 설계도를 공개해 누구나 쉽게 제작ㆍ응용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소스 디자인의 시초 ‘아우토프로제타지오네(Autoprogettazione)’ 프로젝트를 비롯, 3년간 250명의 스태프들과 삼나무 디자인을 개발했던 히다 프로젝트도 소개된다. 일반 2000원.

▶합리성ㆍ경제성에 기반한 디자인… ‘울름 디자인 그 후’전=DDP의 ‘갤러리 문’에서는 좋은 것, 아름다운 것, 경제적인 것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자 했던 울름조형대학(1953~1968)의 디자인 철학을 소개한다. 브라운, 루프트한자와 같은 기업과 협업하며 산업디자이너의 역할과 업무의 토대를 마련했다. 기업과 협업에도 재정문제로 폐교된 것은 현재 시각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역사적 아이러니다. 디터람스를 비롯한 거장 디자이너들이 거쳐갔다. 일반 2000원. 5개의 개관전 중 간송문화전을 제외하곤 31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사진제공=서울디자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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