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정은회장 ‘朴대통령 순방’ 개근 왜?
유럽 제외 6회…‘최다 동행 기업인’ 화제
고강도 자구안 실행 · 금융권 지원 연계
정부와 ‘스킨십 강화’ 전략적 행보 분석


현정은<사진> 현대그룹 회장이 경제사절단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순방에 동행했다. 현 회장은 이번 독일을 포함해 7차례 진행된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 유럽을 제외한 6번의 일정을 모두 함께했다. 지난해부터 ‘최다 동행 기업인’으로 화제가 됐지만 이번 독일 순방은 현대상선의 창립 38주년 기념일(25일), 현대상선ㆍ현대엘리베이터 등 주요 계열사의 주주총회 일정(28일)과 겹친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현대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강도 높은 자구계획안을 실행 중인 민감한 시기인 탓에 현 회장의 대외 행보 배경을 놓고 다양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24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 회장은 경제사절단으로 25~28일 중 박 대통령의 독일 순방을 함께한다. 현 회장은 경제단체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 회장(전경련)과 박용만 두산 회장(대한상의)을 제외하고 해외 순방에 가장 많이 참석한 대기업 총수다. 현 회장은 지난해 5월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중국, 러시아, 베트남, 인도ㆍ스위스, 독일 순방까지 총 7회 중 6회 동행했다. 지난해 11월 유럽 순방을 제외하고 모든 해외 순방 일정에 참석했다.

특히 이번 순방은 현대상선 38주년 창립기념일과 현대상선ㆍ현대엘리베이터 주주총회 일정과 겹친다. 현 회장은 지난해 현대상선 창립기념식에 직접 참석해 임직원을 격려하고 장기근속자 등을 포상했다. 주주총회의 경우 현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일은 드물지만 수익성 악화로 그룹에 대한 시장과 주주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 현 회장이 자리를 비우는 것이 의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 회장은 현대상선 지분 1.7%,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1%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는 현 회장이 해외 순방에 적극 나서는 이유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한 여성 대기업 총수라는 점이 가장 부각되지만 정부와의 ‘스킨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이 1400%에 육박하고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지는 등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현대그룹이 올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만 약 4700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른 매출 손실이 약 7100억원 규모로 2008년 이후 6년간 9배가량 증가했다. 현대그룹은 알짜 자산 매각을 중심으로 한 강도 높은 자구계획안을 실행 중이지만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현대상선의 위기는 해운업 불황이 궁극적 원인인 만큼, 업황이 개선될 때까지 금융권의 차환 지원, 정부 차원의 해운금융 지원 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자구계획안이 실효성을 거두려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협조도 필수적이다. 현대아산의 경우도 대북사업의 재개는 남북 정부 손에 달려 있는 만큼, 현대그룹의 부활을 위해서는 정부와 교감을 강화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 회장이 해외 순방에 많이 참석하면서 한때 ‘특혜를 받는다’는 루머까지 나올 만큼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행보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룹이 전체적으로 위기를 겪다 보니 회사를 살리기 위한 대외 이미지 개선 및 여론 개선에 오너가 직접 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정부의 절차에 따라 신청을 해서 뽑힌 것일 뿐 별다른 배경이나 이유는 없다”며 “독일 함부르크항에 내륙물류기지를 운영하는 등 사업적으로도 연관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경제사절단 공식 일정이 많아 회사 사업과 관련한 자체 일정은 따로 잡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