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KRX 금시장 개장…빅 마켓으로 성장 기대
금 현물시장이 24일 한국거래소(KRX)에서 문을 열었다. 이제 일반투자자들도 증권회사에 금거래 계좌를 트고 자유롭게 금을 사고팔 수 있게 됐다. 거래대금 전액 사전예탁, 매매당일 결제 등 몇 가지 외에는 주식거래 시스템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가격제한폭은 기준가 대비 상하 10%로 정해졌다. 1g 단위로 거래되는데 현물시장의 파장을 고려해 최소 1㎏은 돼야 현물 인출이 가능하다. 내년 3월까지 거래수수료도 면제되고 매매차익에 따른 소득세도 부과되지 않는다. 현금과 다름없는 자산가치를 가진 새 투자유망상품이 하나 생긴 셈이다.

금 시장 도입 논의는 이미 7~8년 전부터 시작됐다. 음지에서 무자료로 유통되던 대표적 지하경제였던 금시장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활성화시켜 보자는 취지였다. 실제 금시장이 양성화되면 투자자들은 가격과 품질을 믿고 투자할 수 있게 된다. 다양한 금 관련 금융상품 개발은 물론 현·선물 간 차익거래도 가능해 침체된 증권시장과 선물시장에도 새바람을 몰고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거래소 측은 우리 국민들의 금 선호도를 감안할 때, 국내에서 거래되는 연간 100여t의 금 거래 가운데 20t 정도가 이곳에서 거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장기 투자에 좋고 비과세 혜택이 커 모처럼 매력적인 상품이 나왔다며 평가가 긍정적이다. 이제 초기에 얼마나 시장의 모양새를 제대로 갖추느냐가 관건이다.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최대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대부분의 금 거래업자들은 여전히 노출을 꺼린다는 게 문제다. KRX 금시장에 참여키로 한 사업자들조차 올해 자료거래로 매출이 급증하면 자칫 세무조사 대상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한다는 것이다. 시장 양성화와 활성화가 설립 취지라면 어느 정도의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거래소의 운영 능력도 중요하다. 거래소는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몇몇 현물시장에서 그다지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변 상황도 우호적이지 않다. 최근 국제 금 시세가 하락세다. 주요 투자자가 돼야 할 도매업체들은 지난해 세무조사로 세금 폭탄을 맞았다. 업체들에 대한 세금감면 혜택도 없어졌다. 모두가 수요를 끌어올려 초기유동성을 확보하는데 걸림돌일 수 있다. 그러기에 거래소의 운용능력과 육성 의지가 더더욱 중요하다. 시장은 키우되 가격 왜곡이 없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투자자들도 금 거래 역시 자기책임이 전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금시장이 건강한 빅 마켓이 되려면 시장 운용자와 참여자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