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 유라시아 대륙 철도 연결 첫단추 뀄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유라시아 대륙철도 관련 국제기구인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제휴회원에 가입했다. 부산을 출발해 평양~베이징~모스크바~베를린을 거쳐 유럽 대륙 전역으로 이어지는 철도망 연결을 위한 첫발을 뗀 셈이다. OSJD는 러시아 중국 북한을 비롯해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27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 등 대륙철도 운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국가기구인 만큼 정부가 정회원이 돼야 하지만 우선 코레일이 제휴회원으로 가입한 것만 해도 의미 있는 성과라 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은 작년 10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유라시아 대륙의 교통과 물류, 교역, 에너지 분야를 하나로 묶어 거대 단일시장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공동 번영과 평화체제를 공고히 하자는 내용이다. 그 핵심이 남북한과 유럽을 철도로 잇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다. 이번 코레일의 OSJD 가입은 박 대통령 구상의 출발점이 되기에 충분하다.

우리가 유라시아 철도 이용에 공을 들이는 것은 물론 경제적 이유 때문이다. 기존의 바다를 통해 유럽지역으로 물건을 실어 나르려면 통상 4주가량이 소요된다. 그러나 철도를 이용하면 넉넉잡아 보름이면 충분하다. 적어도 열흘 이상 수송기간을 앞당길 수 있고 절감되는 물류비용만 해도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만큼 우리 상품의 해외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유라시아 철도망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정부의 OSJD 정회원 가입이 시급하다. 정회원이 되려면 기존 회원국 만장일치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한국은 2000년 이후 가입을 꾸준히 추진해 왔지만 정치적 이유로 북한이 반대하는 바람에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코레일이 발을 들였으니 한국의 정회원 가입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코레일은 앞으로 대륙 철도 운행을 위한 다양한 워킹그룹회의에 참석한다. 이를 통해 회원국과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정부의 가입 당위성을 알릴 기회를 만들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우리 철도의 북한 통과가 관건이다. 설령 OSJD 정회원이 되더라도 북한과 철도로 연결되지 못하면 유라시아 철도망 활용은 사실상 무의미하다. 남북 철도 연결을 위한 당국자 회담 등을 통해 머리를 맞대면 서로 이익이 되는 방안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철도의 국제화 시대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을 코레일은 직시해야 한다. 국제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더 강도 높은 철도 개혁이 필요하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