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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키드’ 작곡가 슈왈츠 “보여지는 것 안에서 진실을 찾는 힘이 있어야”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뮤지컬 ‘위키드’ 등을 작곡한 세계 뮤지컬계의 거장 스티븐 슈왈츠(66)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슈왈츠는 22~24일 방한 기간 동안 모든 캐스팅별 위키드 공연을 관람한 뒤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위키드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보여지는 것 안에서 진실을 찾는 힘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슈왈츠는 24일 서울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위키드 공연은 너무나 훌륭하게 잘 가고 있다”며 “언어만 다를 뿐 한국 위키드 공연은 미국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똑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위키드 공연에서 인상적인 배우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곤혹스러움을 나타냈다.

슈왈츠는 “모든 배우들이 다 잘하고 각자의 색깔을 갖고 있다”며 “초록 마녀 엘파바역의 옥주현씨는 강한 감정이나 분노를 안으로 응축시키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었고, 박혜나씨는 그런 감정을 뿜어내는 기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또 하얀 마녀 글린다의 정선아에 대해서는 관객들이 재미있어하는 부분을 코믹하게 잘 살렸고, 김보경은 진실하고 현실적으로 다가갔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설앤컴퍼니]

슈왈츠는 특히 “마담 모리블역의 김영주씨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정도 파워를 갖고 잘하는 배우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개성을 잘 살렸다”며 “네사로즈역의 이예은씨도 사랑스럽게 캐릭터를 잘 살렸고, 보크역의 김동현씨는 전세계에서 위키드를 진행하는 동안 보지못했던 새로운 보컬을 만들어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슈왈츠는 26세의 나이에 작곡한 뮤지컬 ‘피핀’ ‘갓스펠’ 등이 연이어 히트하면서 천재 작곡가로 주목을 받았다. 뮤지컬 뿐만아니라 디즈니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 ‘노트르담의 꼽추’ ‘이집트의 왕자’ 등의 음악을 작곡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는 2003년 제작한 위키드로 드라마 데스크상, 그래미상, 아카데미상, 골든 글로브상 등 주요 음악상을 휩쓸었다. 위키드는 10년째 박스오피스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있다.

그는 위키드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보여지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악한 초록 마녀와 선한 하얀 마녀라는 선악구도지만 공연을 보고 나면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역사는 잘 모르지만 분명히 한국의 역사에도 (초록 마녀와 같이) 가상의 적을 만들어 단결하려고 했던 적이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이라크 전쟁이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성애자에 대한 공격 등을 예로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위키드가 주인공들의 우정, 사랑을 다루고 있지만 정치적인 의견은 분명히 들어가 있다”며 “보여지는 것과 듣는 것이 전부는 아니고 보여지는 것 안에서 진실을 찾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설앤컴퍼니]

슈왈츠는 원작인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소설 ‘위키드:사악한 서쪽 마녀의 삶과 시간들’을 처음 접하고 이를 뮤지컬로 만들고 싶어서 백방으로 뛰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뮤지컬 제작자들에게 “내가 진실하게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야기로 작업을 해야 받아들이는 사람이 진정성을 느끼게 된다”고 조언하며 “다음에 방한하면 한국 창작 뮤지컬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슈왈츠는 현재 ‘위키드’를 헐리우드 영화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드림웍스 신작 애니메이션도 준비 중이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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