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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웃의 불행은 나의 행복? IT ‘깎아내리기 마케팅’ 경쟁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경쟁 기업의 불행은 마케팅 찬스다. 예상치 못했던 사건 사고 수습에 여념없는 사이, 경쟁사들이 일제히 비꼬기 광고를 내보냈다.

25일 KT는 마라도와 백령도 등 도서 지역의 LTE 서비스 속도를 대폭 향상시켰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한 때 고물로 취급받던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 육지와 제법 떨어진 섬에서도 빠른 속도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끊김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KT의 이날 보도자료가 다분히 SK텔레콤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했다. KT의 망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을 강조해, 최근 예기하지 않았던 대규모 망 장애로 수백 억원을 손실은 물론 가입자 이탈까지 우려하고 있는 SK텔레콤을 깎아내리는 효과까지 기대한 보도자료라는 의미다.


통신 업계의 이런 마케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이 해킹으로 고객 정보 유출 사고를 당한 KT를 겨냥, “내 개인정보는 안전한지, 걱정 많으시죠? SK텔레콤 고객이라면 신경 꺼두셔도 좋습니다. 누구보다 안전하게 지켜드리고 있으니까요”라는 트위터 글을 공식 계정을 통해 올렸다. 또 다른 경쟁사인 LG유플러스는, KT 사태를 다룬 신문기사들을 대량으로 복사, 일선 대리점에 뿌리기도 했다.

이 같은 상호 비방 마케팅은 IT업계 다른 곳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튜브를 통해 경쟁사업자인 쿠팡은 비싸게 판매하고, 자신은 제일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처럼 과장광고 및 근거없는 비방 광고를 한 위메프에 시정명령을 의결했다. ‘구빵 비싸’, ‘무료배송 받아봤자 최저가가 더 싸단다’, ‘위메프가 제일 싸다’ 등의 문구를 문제삼은 것이다.


지난 2010년에는 G마켓, 옥션 등과 비교해 “제일 싸내”, “최저가는 여기있네” 등의 문구가 들어간 지하철 광고를 한 SK플래닛이 역시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정된 내수 시장을 놓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비방 광고나 비꼬기 광고전 유혹에 빠지기 쉽다”며 신 성장동력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IT 업계의 현실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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