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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그들만의 리그' 사회인 야구의 세계
1~4부 리그…장비 전문점등 관련시장 상당한 규모
꽃샘추위와 강풍, 거기에 뒤늦은 눈까지 내린다면 프로야구는 열리지 않는다. 2010년 4월 14일 두산과 기아의 2차전은 때 아닌 추위에 눈까지 내리며 30년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강설 취소’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12월 엄동설한에도, 심지어 베이스가 보이지 않는 폭설 속에서도 야구는 계속된다. 바로 사회인 야구다. ‘130㎞대 유희관급 직구 구속’으로 프로야구 2군 선수들도 울고 간다는 1부 리그부터, 친선모임 성격이 강한 4부 리그까지 전국 2만여개 팀이 1년 365일 야구를 즐긴다.

국내 최대 사회인 야구 사이트인 게임원에 등록된 팀만 1만7700여개, 여기에 친목회 성격의 소규모 동네 야구단과, 반대로 옛 아마 야구단에 버금가는 기업 사내 야구단까지 더하면 2만개 팀이 넘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프로야구 2군 선수들도 울고 간다는 1부 리그부터, 친선모임 성격이 강한 4부 리그까지. 전국 2만여개 사회인 야구팀은 1년 365일 야구를 즐긴다. 사진은 현대차가 주최한‘ 전국 사회인 야구 챔피언스 리그’ 경기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그룹]

사회인 야구에는 실력과 선수 구성에 따라 1부부터 4부까지 다양한 수준의 리그가 존재한다. 1부와 4부의 구분 기준은 명확하진 않지만, 보통 야구선수 출신(선출)이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투수까지 볼 수 있으면 1부 리그로, 선출의 포지션과 숫자에 일정한 제한이 있으면 2부 리그, 선출이 없거나 있어도 1~2명이면 3부 리그로 분류한다. 4부 리그는 3부 리그와 선수 구성 등에서 큰 차이는 없지만 실력에 따라 스스로가 소속 리그를 결정한다. 이런 식으로 게임원에 등록된 리그만 전국 385개, 여기에 쥬신 리그 등 세미프로급 리그 및 공터에서 펼쳐지는 동네 단위 4부 리그 숫자까지 더하면 400개가 넘는다.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3부 리그 기준, 1년 운영비는 약 400만~500만원에 달한다. 리그 참가비 200만~300만원과 야구공ㆍ유니폼 등 공용장비 구매와 게임 전후 식비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개당 몇십만원에 달하는 글러브와 배트, 그리고 수십만원의 포수 장비 등 개인 장비까지 더하면 한 개 구단 운영비로만 돈 천만원이 드는 셈이다. 허민 구단주가 사재를 털어 운영하고 있는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의 연간 운영비 5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야구를 향한 아마추어들의 소비지출도 상당한 규모임을 알 수 있다.

사회인 야구를 겨냥한 관련 시장도 제법 크다. 한때 동대문야구장 주변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야구장비 전문점들이 이제는 동네 곳곳마다 생겨났다. 야구단 숫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야구장 장사도 짭짤하다. 특히 6300여개의 사회인야구팀이 있지만, 몇몇 중고등학교 운동장과 10개 남짓한 한강변 야구장을 빼면 마땅히 공을 던지거나 칠 만한 곳을 찾아보기 힘든 서울에서 야구장 연간 사용권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까지 통한다. 야구장 한 곳이 팀당 300만원의 참가비를 받아 리그를 운영한다면 연간 1억원에 가까운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영방송인 KBS조차 두손 두발 든 야구장 만들기 방해 법과 제도가 만든 파생시장인 셈이다.

한편 사회인 야구가 활성화되면서 기업들의 리그 협찬도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해 ‘더 브릴리언트 베이스볼 클래식’으로 짭짤한 마케팅 효과를 누렸던 현대차는 올해부터 계열 광고대행사 이노션을 통해 352개 팀 8800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전국 사회인 야구 챔피언스 리그’를 개최한다. 주류업계 라이벌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도 ‘하이트볼 챔피언십’과 ‘카스 파이널’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LG전자의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는 국내 유일의 여성 전용 야구 리그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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